비전동 삼성 디지털프라자 A/S 여성기사 한 현 희

▲ 한현희<비전동 삼성 디지털프라자 A/S 여성기사>
기계좋아 기계사랑 흠뻑

현장 경험 가장 큰 공부

8년 전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도전, 자신의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 실력 있는 A/S 여성기사로 인정받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사는 20대의 당찬 여성이 눈길을 끈다.

비전동 삼성디지털프자라내의 A/S 여성기사 한현희(28·서정동)씨.

기자는 우선 그녀에게 놀란 점이 여러가지다. 일단은 보기 드문 여성기사라는 것, 나이가 20대라는 것, 20대 나이에 경력이 8년 된다는 것,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을 무척이나 재미있어 하고 사랑한다는 것 등등.

아직 앳된 티가 남아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 A/S 기사일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곧바로 A/S계로 뛰어들었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한 교인의 권유가 A/S계로 첫 발을 내딛였지만 그녀 자체가 기계를 좋아하고 기계 만지는 것에서 매력을 느꼈다. 당시 송탄에서 최초의 여성기사가 탄생(?)한 것이다.

“문제가 발생한 기계의 문제점을 찾아내 풀어헤치고 고장난 곳을 고쳐 다시 완성, 제대로 작동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참 시원해요. 뭔가 큰 것을 이뤄낸 것 같은 기쁨을 느끼고 자꾸만 일이 좋아져요.” 그녀가 하는 말속에서 정말 그녀는 자신의 일을 재미있어 하고 보람되게 생각하며 일하는 시간을 참으로 행복하게 느낀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그녀가 처음에 A/S계로 뛰어들 때는 부모, 친구를 비롯한 주위의 사람들이 힘들고 비전도 없다고 말렸다.

당시 한기사는 모든 사람들이 반대를 하니 오기가 발동했다. 남자들만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엔 학원을 다녀 익히고 어느 정도가 됐을 때 바로 현장으로 뛰어 들었다.

이후 현장 속에서 계속 배우고 익혔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았다.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나쁜 것은 나쁜 것대로, 실수한 것은 실수한 대로 그 속에서 장점을 발견하고 단점은 장점으로 바꾸어 놓는다. 어느 것도 버릴 것이 없다는 주의다.

한기사는 PC분야에서 일한다. 주로 만지는 물품은 노트북, 프린터, 학습기 등이다.

이중 삼성서비스센터로 들어오는 노트북의 70%는 그녀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노트북 박사인 셈이다.

고집스럽게 모니터는 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힘에 부치게 무겁고 모니터를 다루다보면 남성들의 힘을 빌려야 하기 때문. 굳이 남의 힘을 빌리고 싶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고 싶지 않아서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한다.

현희씨가 하루에 전화관리를 비롯해 관리하는 건수는 40~40건, 즉 4, 50명의 고객을 만나는 셈이다.

“일할 때는 무척 세심하고 꼼꼼하지만 선후배와의 중간역할 등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책임감이 강해 주어진 일을 잘 해나간다.”면서 기사조서의 조건이 부족함이 없고 고객 눈 높이에 맞추는 서비스를 잘 하는 직원이라는 것이 정영철소장의 평이다.

고객관리를 묻자 현희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사용설명서를 외면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고장의 대부분이 사용설명서에서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최선을 다해 처리하고 설명해드려도 잘못 이해하거나 오해, 막무가내로 무시하고 성질부터 내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한 적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그래도 ‘삼성에 오면 고객의 마음이 편합니다’를 새기고 실천하려 노력한다고 전한다.

아직도 앞길이 넓고 기회가 많은 그녀. 한기사는 따로 학교 다니며 더 공부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학교보다 현장학습을 더 중요히 본다. 그 안에서는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잘 풀리지 않으면 여기저기 전화도 하고 쫒아가면서 배우고 익힌다. 기회가 있으면 특수한 기계를 만들어 내는 공장라인에서 일해보고 싶단다.

이제 결혼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말에 그녀는 아직도 여성들의 설자리가 그리 넓지 않은 세상,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똑같이 사랑해주고 ‘누구의 엄마’, ‘누구의 부인’이기보다 ‘나’를 ‘나’로써 인격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생각해보겠다고 한다.

도전의 두려움도 없이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갖고 사는 20대의 젊은 여성 컴퓨터 엔지니어의 패기와 일 사랑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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