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종기

평택샬롬나비경영이사

(주)중앙이엔씨 대표

1. 우리 시의 인구가 수상하다.

지금쯤이면 도시의 원룸들이 부족하고 상권이 북적거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서정동과 신시가지의 먹자거리가 상사된다하지만 이 역시 일부이고, 기존 상권의 한산함은 갈수록 도를 더한다. 미군의 이전과 삼성전자의 공사 관련만 일부 북적거리고, 치고  빠지는 부동산과 원룸장사들 뿐이다. 인원이 많다고 공사인부가 유입인구는 아니다. 문제는  새 아파트의 입주가 이미 더디고, 아파트의 미분양이 늘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제 시작인데 때 이른 걱정일 수도 있다. 삼성의 입주와 미군 이주로 인구유입의 동력이 확실한데 수급의 일시적 불균형과 지체를 너무 확대해석한 것이라 반문할 수도 있다.

2. 옳은 말이다.

미군 이전과 삼성전자의 입주가 인구유입의 확실한 동력이고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이 충분조건은 아니다. 우리 평택시는 천안․용인․수원 등 인근 도시의 그것과는 다른 양상임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평택은 인구증가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인구통계를 보라. 인근 천안 용인의 인구배가는 모두 2000년대 초반에 급격히 이루어 졌다. 2000년 41만이던 천안시의 인구가 2006 년 57만이 되었고, 동시기 용인은 40만이 80만이 되었다. (참고로 평택은 38만이 40만이 되었다.) 신도시의 공급, 대기업의 입주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국가경제가 자신감을 가지고 팽창하고, 수도권의 인구가 확대되던 시기와 무관하지 않다. 2005년 11위였던 GDP의 세계 순위가 14위까지 밀렸다. 현재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데 보다 큰 위협은 저성장과 인구절벽에 직면 했다는 것이다. 이제 인구를 끌어오기가 쉽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인근도시 역시 2006년 이후  인구증가는 미미했다.

어디 그것뿐인가? 인접도시의 규모화된 도시경쟁력은 우리 평택시의 인구유입에 지대한 위협이다. 수원․천안․동탄, 특히 제2동탄은 두고두고 우리 평택시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유입되는 인구가 동탄을 채우지 않고 평택으로 건너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인구 절벽기에 삼성의 배후지를 두고 두 도시가 경쟁하는 양상이다. 이미 동탄의 아파트 분양가가 평택보다 비싸지 않다. 또한 남동탄의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가 대기하고 있다.

그리고 개통을 앞둔 KTX와 같은 광역교통체계도 우리 평택에게 기회이며 위협이다. 굳이 이사 올 필요가 없는 조건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사를 와도 교육․문화와 의료․환경 등 도시 인프라와 미래가치 그리고 서울과의 거리를 고려할 때 집값이 현저히 싸지 않는 한 동탄을 채우지 않고 우리 평택을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평택의 부동산 가격이 급속히 상승하는 것도 향후 부담이다.

3. 그런데

우리 평택시 인구문제는 인구증가에 맞추어 도시계획을 그때 그때 탄력 있게 대응해 가면 되는 순차적인 문제가 아니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평택은 기대에 앞지르는 과잉 택지와 주택 공급이 계획되어 있거나 이미 공급된 상태이다. 소사벌택지지구, 고덕택지지구 그리고 칼날 위에 서있는 대량의 민간택지가 있다. 우리 평택은 기존 도시에 붙여 신도시가 만들어짐을 명심해야 한다. 소사벌지구 등 신도시가 공급된 지난 5년 어렵사리 4만의 인구가 늘었으나 팽성읍과 중앙동 통복동을 비롯한 기존 시가지는 2만8천의 인구가 빠져나갔다. 아랫돌을 뽑아 윗돌을 괴는 양상이고, 이미 기존 도시의 인구감소와 슬럼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아파트 입주 물량만을 두고 볼 때도 수급의 문제가 녹록치 않다. 향후 3년간 2만3000여 채 입주에 7만 명의 유입인구를 필요로 한다. 더욱이 지제권의 민간도시개발과 고덕신도시가 공급을 본격화하는 2018년 이후 평택시 도시지체의 문제가 어떤 양상을 띨지 걱정이다.

그런데 부동산의 수급이 시의 문제인가 반문할지 모른다. 새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이 팔리지 않는다. 인구 없는 상가의 과잉공급은 기존 상권의 위축은 물론 도시 상권 전체의 침체를 가져온다. 결국 도시에 돈이 돌지 않고 경제적 경색과 위축이 심화된다. 도시는 확대되지만 도시의 활력은 떨어진다. 어찌 시민의 고통과 시의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기회 속에서 위기를 생각하라”했다. 장밋빛 환상에 취해 이러한 도시지체의 심각성을 외면할 건가?

4. 앞으로

인구유입의 부진에 따른 도시지체의 고통을 얼마나 줄이는가가 평택시의 보다 더 현실적이고 사활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시민들은 궁금하다.

우리 시 내부에 인구유입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도시지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있는가?  인구의 중요성에 대한 시 내부의 컨센서스는 형성되어 있고 정책적 우선순위가 정립되고 공유되는가? 평택시가 인구증가의 호기를 맞이했지만 이를 완성할 내부적 마인드와 의지는 충분한가?

5. 그런데 평택시는

현란한 홍보성 문구와 수치로 어지럽게 만든다.

이미 평택 아파트의 분양가가 동탄을 넘어서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에 대한 평택시의 역할이 궁금하다. 치고 빠지는 외부의 부동산 선수들과 건설업자들이 평택의 부동산가격에 엄청난 거품을 만들고 있다. 평택시는 인허가 말고는 할 일이 없는 건가?

도시의 성장의 핵심은 곧 교육과 문화의 인프라이다. 성균관대 유치는 우리 평택이 기지촌의 이미지를 벗고 교육과 문화의 인프라 그리고 도시적 매력과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시행사가 예뻐서가 아니다. 브레인시티에 대한 평택시의 대응이 안타깝다. 

지제권은 도시통합과 도시 경쟁력의 유일한 요충지이다. 타임을 놓치고 있는 느낌이다. 정말 방법이 없는 건가? 진위산업단지는 물론 신재생사업단지, 마산산업단지가 위치적으로 평택시 인구유입에는 의문이고 삼성이후가 안이한 느낌이다.

시가 손 놓고 방기하는 느낌이다. 아직도 우리 시가 택지가 공급되고, 건물과 집만 지으면 사람은 채워진다는 과거의 생각에 닫혀있는 느낌이다. 아직도 텅텅 비어있는 충북혁신도시를 가보라. 시 공무원 자리수가 늘어나는 50만의 인구는 되겠지 하는 자신들만의 셈법에 안주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평택시는 2015년의 인구를 70만으로 판단했다. 2020평택시도시계획에서 판단한 내용이다. 하지만 예측의 차이가 엄청남에도 검토와 자성의 소리가 없다.

6. 공재광 시장의

언급처럼  1992년 우리 평택과 천안시의 인구는 35만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평택시의 인구는 46만 천안시는 60만의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평택시가 이러한 이유를 외부에서만 찾는다면 유감이다.

“인구의 정주율을 높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과 문화의 질을 높이는데 모든 시정을 집중했습니다” 곽상욱 오산시장이 강연에서 한 이야기다. 오산시는 경기도에서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20만의 도시가 되었다.

인접 천안의 성무용 시장이 50만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던 때에 천안시 공무원들은 “이사오라”고 매달리고, 성 시장은 “천안에 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기업유치에 발 벗고 매진할 때 우리 평택은 높아가는 지가와 까다로운 인허가로 찾아오는 기업은 물론 고덕에서 나온 많은 기업들조차 평택을 떠났다.

오랫동안 우리 평택은 계획적 도시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규제로 개발의 타이밍과 인구유입의 기회를 놓쳐온 느낌이다. 아쉬운 일이다. 역사는 저절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지도자의 확고한 마인드와 의지는 절대적이다. 경기가 나쁜지 좋은지 알 길이 없는 공무원과 관료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장이 해낼 수 있는 일은 없다.

7. 인구가 힘이 되려면

한명의 인구도 아쉬운 시대이다. 인구 증가가 더딜 때 초래할 도시발전 지체의 심각함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커가고 변해가는 도시에 걸맞은 새로운 시정 프레임이 필요하다. 도시의 변화를 예측하고, 계획하고 조정하고 완결하는 리딩 행정이 필요하다.

삼성의 입주는 더 할 수 없는 매력이고, 공시장의 말처럼 인구유입의 골든타임이다. 그러나 경쟁하는 도시가 있고 속도가 필요하다. 시장은 시정의 우선순위를 행정력을 유인하고 인구를 유입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 평택시가 사람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적 매력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평택시가 도약하는 길이고, 공재광 시장에게 주어진 우리 평택의 시기적 사명이 아닌가 싶다.

“황하가 큰 강이 된 것은 한 되의 물도 외로 흘리지 않아서 이고, 태산이 큰 산이 된 것은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고 보태서 이다” 중국 통일을 이끈 진나라 재상 이사의 말이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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