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장>

▲ 김민수<에바다장애인 종합복지관장>
장애인 차별철폐 절실… 시 당국 장애인 복지 장기계획 수립해 주길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확산, 재활의욕 고취, 복지증진의 계기마련 등의 의의를 가지고 1981년 4월 20일 그 첫날을 맞았다. 그리고 오늘 또 다시 그 날을 맞이하면서 우리의 장애인복지가 어디까지 왔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평택시는 1996년 11월에 발생한 이른바 ‘에바다 시설비리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장애인 복지 낙후도시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이번 장애인의 날을 맞아 스스로를 점검하고, 복지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장애인의 날’은 23회를 맞이하지만,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로는 두 번째를 맞이한다. 장애인의 날과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 그 어감의 차이는 지난 20여년간 장애인의 날이 오히려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왔음을, 더불어 앞으로는 더 이상 시혜와 동정의 대상에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장애인 스스로의 결의가 표현된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결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애인 이동권, 교육권, 생존권 등 기본권 확보를 위한 문제제기로 집중되어 왔다.

이러한 장애인계의 요구에, 서울시는 오는 2004년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고, 저상버스 도입 추진위원회를 민관이 함께 구성·운영하고자 논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 더 이상 ‘장애인 이동권’의 문제는 장애인만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 시를 비롯하여 사회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시대적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장애인 교육권’도 마찬가지다. 에바다 학교의 상황만 봐도 두말 할 필요가 없어진다. 에바다 사태 7년, 평택시민들은 에바다를 피바다로 부르기도 하고, 에바다 이야기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고 이야기 한다.

에바다는 더 이상 피바다가 아닌 ‘희(喜)바다’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 장애인 교육권의 대표적 사례인 것이다. 아울러 아직도 사각지대에 몰려 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빈곤층의 대다수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이 절실하다.

‘장애인 생존권’도 매우 중요하다. 2002년 통계청의 장애인 욕구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37.8%, 일자리 제공이 33.4%로 나타났다.

98년의 통계와 비교해보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은 5% 떨어진 반면, 일자리 제공은 4%가 늘어나 장애인들의 취업욕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도 일을 해야만 살 수 있지 않는가? 최근 제주도는 장애인 고용 기업주에게 정부지원금 이외에 추가로 장려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시도 장애인 직업재활 및 고용 확대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평택시를 장애인이 편하게 잘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책임은 우선 자치단체에 있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시에 살고 있는 1만 2천여 장애인을 위해 시가 앞장서 ‘평택시 장애인복지 장기발전 계획’을 수립해주실 제안하며, 아울러 시의회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장애인복지 발전기금을 설치·운영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끝으로 에바다 사태가 점차 마무리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도 긴 터널을 빠져나와 지역사회의 장애인복지 종합서비스 기관으로 거듭 태어나고자 전 직원들이 고군분투할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독자투고 designtimesp=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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