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국가발전 위해 실력 갖춘 인재 양성 ‘힘써’

50년 전 그 시절…“가난을 이겨낼 방법은 오직 배움 뿐이었다”

배우는 길에 있어서는,
이제 그만하자고
끝을 맺을 때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그 일생을 통하여
배워야 하고 배우지 않으면
어두운 밤에 길을 걷는 사람처럼
길을 잃고 말 것이다.
-태자-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야 했던 아이들에게 어두운 밤길의 등불처럼 인생을 비춰 줄 배움의 기회를 제공코자 당시 송탄읍사무소 2층에서 시작된 야간학교 성신중학원은 어려운 사학의 길에 뛰어든 젊은 시절의 이무용 이사장이 설립한 은혜학원의 모체였다.

학교법인 은혜학원의 이무용(81) 이사장은 50년 전 그 때를 “미군기지촌이었던 송탄 쑥고개에는 일거리를 찾아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이 이사장은 그 시절에는 너무도 가난했던 때라 먹고살기 급급해 사람들은 아이들의 배움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던 중 육신의 갈증보다 더한 배움의 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나서야겠다고 결심하고 옛 송탄읍사무소 2층에 성신중학원이라는 야간학교를 설립해 구두닦이와 넝마주이, 가출 소년․소녀들을 데려다가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며 학교 설립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후 성신중학원은 1968년 4월 송신고등공민학교로 정식 인가가 나면서 주간학교로 전환되었으며 학교법인 은혜학원의 설립은 그로부터 2년이 흐른 1970년에 이루어졌다.

너무도 가난했던 국가와 개인의 삶을 반전시킬 방법은 오직 배움뿐이라고 생각했던 이 이사장은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아이들이 지역과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1971년에는 학년별 1학급씩 인가를 받은 은혜여자중학교를 설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모든 교직원들이 사명감을 바탕으로 똘똘 뭉쳐 학교 발전을 위해 성심껏 노력한 결과 1979년 은혜여자중학교가 학년별 5개 학급으로 증편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학교 신축과 도로개설 등의 여러 난재들을 꿋꿋이 이겨내고 1994년 현 위치로 학교를 이전했다고 한다.

“바르고 옳게 하니 어려움이 극복돼”
효와 인성이 바로선 학생 육성 ‘매진’

지금의 자리에 학교를 이전할 당시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었다는 이 이사장은 그 때의 고충을 말로다 설명할 수 없다며 “학생 수가 무려 2천여명에 달하는데도 시에서 진입로를 만들어 주지 않아 직접 돈을 마련해 토지주 36명을 찾아가 설득하기도 했다”고 밝히고 당시 행정관서와 정치인들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주변에서 어려움을 자초하지 말고 몇몇 정관계 인사들에게 ‘뒷돈을 건네면 모든 것이 쉽게 해결될 문제를 왜 사서 고생하냐?’는 책망을 듣기도 했다는 이 이사장은 “교육자와 성직자로서의 양심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불의를 행하지 않으려 노력 했다”고 말하고 당시 상황을  되뇌였다.
“결국 초심을 버리지 않고 바르고 옳게 행동하니 눈앞에 산재된 어려움들이 눈 녹듯 해결되었죠.”
이충문화체육센터로부터 은혜중·고교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봄이 되면 아름다운 벚꽃이 만개하는 1km의 벚꽃 길이 수많은 사연들로 점철되어 있으나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담담히 맞서 모든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나간 일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은혜중·고등학교의 비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이라는 이 이사장의 열정은 여든이 넘은 나이를 무색케 했다.
이 이사장은 “은혜중학교는 음악중점학교로 멘토링 방식의 수업을 진행해 수업 방식의 혁신을 일으키고 있으며 오케스트라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증진시키고 있다”고 소개하고 지역 내에서 ‘음악의 산실’로 오케스트라를 유지하고 지원할 만한 역량을 갖춘 곳은 은혜중·고등학교 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재능기부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4년에 남녀공학이 실시되어 교명을 변경한 은혜고등학교는 보통과와 특성화과로 나뉘어 학생들이 조기에 진로를 결정하고 이를 위해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보통과는 해마다 서울대와 연․고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 진학률이 높아져 지난해 4개 학급에서 6개 학급으로 증설하였으며 조기 취업을 위해 특성화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특성화과는 매년 취업률이 증가해 올 해에는 70% 취업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은혜중·고등학교는 이밖에도 효와 인성교육을 실시해 올바른 인성과 ‘효’ 문화 확산에 기여함으로써 지난해 효행인성교육 우수시범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은혜 5대 운동 실천으로 ‘1금 4행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이 이사장은 “학생들이 1금인 ‘금연’은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4행인 읽기와 웃기, 걷기, 줍기를 실천하도록 해 바른 인성을 기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3년 안에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진행 중이라는 이무용 이사장의 설명을 입증하듯 변화를 추구하는 혁신의 바람은 은혜중·고등학교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수준별 멘토링제, 자기주도 학습실 운영, 선택형 방과 후 활동,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특성화과 학생들의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산․관․학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단순한 주입식 교육의 틀에 갇힌 아이들을 자유롭고 창의적이게 했으며 다목적체육관과 생태우물, 야외음악당 등의 신축을 통해 학교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50여년 전 가난하고 고단한 삶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송탄 쑥고개로 찾아든 사람들에게 배움의 등불을 밝혔던 ‘성신중학원’이 3년 뒤 명문사학 은혜중·고등학교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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