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가 튼튼해야 부강한 국가 만들 수 있어”

젊은 세대의 왜곡된 역사의식과 안보불감증 ‘심각’

올 해는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이한 해로 ‘호국보훈의 달’ 의미가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해이다.
정부에서는 해마다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민족의 독립과 자유수호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국가유공자, 그 가족을 기리고 있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국가유공자들의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평택지역의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은 760여명으로 이중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평택시지회에 등록된 회원들은 미망인을 포함해 184명이다. 이들은 복지사각지대에서 외롭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 의미를 기리고 고단한 삶 가운데 국가를 위한 굳은 의지만큼은 끝내 꺾이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노병들을 만나기 위해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평택시지회를 찾았다.

무공수훈자회 모든 회원들의 삶의 목표가 “안보가 튼튼하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안보관과 국가관을 가르치고 일깨우는 것”이라고 밝힌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평택시지회 최상규(68) 지회장은 “젊은이들의 왜곡된 역사의식과 안보불감증이 심각한 지경”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 6월3일 새롭게 평택시지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최상규 지회장은 복무중점의 최우선을 학생들의 안보관 확립에 두겠다고 한다. 최 지회장은 한 취업포털에서 젊은 20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5.7%가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답했다며 젊은 세대들의 왜곡된 역사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지회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평택시청 로비에 전시 중인 ‘6.25전쟁 사진전’을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해서 시행할 계획이다”라며 교육지원청과 협조해 우선 초등학교 먼저 시행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부터 계속해서 두드리다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안보관의 변화들이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지회장은 “노병들의 나라와 국민을 위한 충성심은 세월의 흐름도 어찌할 수 없다”며 “지금 다시 전쟁이 일어나도 우리는 총을 들고 전선에 나설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푸르른 청춘과 고귀한 생명을 내놓고 국가를 위해 충성을 다한 노병들을 위한 국가의 지원은 그 희생에 비해 너무도 초라하다고 한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는 자긍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무공수훈자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유독 차갑기만 하다는 최 지회장은 젊은이들이 무공수훈자들이 자부심으로 갖춰 입는 제복과 훈장, 기장들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며 “미국의 경우 전쟁에 참전해 수훈을 세운 참전용사들을 영웅으로 생각하고 존경을 표하는데 반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현실의 참담함을 토로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했는데 우리는 그 헌신의 대상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참전자들을 예우하고 존경하지 않으면 전란이 닥쳐올 때 누가 나서서 싸우려하겠는가?” 인터뷰 말미에 최 지회장이 낮고 조용한 어조로 말했지만 그 울림의 무거움과 의미의 깊이는 어떠한 말과 행동보다도 컸다.

현  정부는 역대 정부 최초로 ‘명예로운 보훈’을 국정과제로 채택해 국가유공자에 대한 명예와 보상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천명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무공수훈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유공자들은 차가운 시선과 미흡한 복지혜택을 받으며 고단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최 지회장에 따르면 현재 평택시에서 지원되는 국가유공자 수당은 월 3만원, 서울․경기․강원도 지역의 국가유공자가 이용하는 중앙보훈병원은 두 달 전에 검사한 혈액검사결과를 여전히 통보하지 않고 있으며 평택에서 중앙보훈병원의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4번에 걸쳐 대중교통을 갈아타야만 한다. 이러한 것들이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맺고 여전히 전쟁 중인 대한민국의 ‘국가유공자 보훈’의 현 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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