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새 출발을 하는 3월이 되었다.

우리집 셋째아들도 3월3일 중학교 입학식을 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사람이 인생을 산다는 것은 늘 새로운 생활의 연속이라고 생각된다. 오늘과 다른 내일도 새로움이고 유치원이 아닌 초등학교 생활도 새로움이요 초등학교가 아닌 중학교도… 중학교가 아닌 고등학교도… 고등학교가 아닌 대학교도 새로움이요 새로움은 인생을 사는 내내 계속된다.

그러기에 새로운 일의 시작도 새 출발이라고 생각하니 늘 새로움에 적응하며 새롭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 때로는 즐겁기도 하지만 또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두려움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아들녀석이 중학교 입학식과 함께 처음 중학생노릇을 한 첫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내내 울고 앉아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는 친구도 없고 혼자 낯선 길에서 추위와 두려움, 떨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30분 넘게 버스를 기다린 나머지 겨우 집에 돌아왔다며 계속해서 눈물을 떨궜다.

매일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녀석에게는 동삭동에서 합정동까지 중학교를 오가는 길은 정말 낯설고 두려운 길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아들녀석의 일은 단적인 예지만 새 출발에는 항상 새로움이 함께 하는 법이고 누구에게나 새 출발은 설레임과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른이든 아이든 간에 모든 사람들이 새로움이 안겨주는 두려움과 불안에 얽매여 있지는 않다.

시간이 흐르면 적응하고 또 다른 새로움을 만나고 그렇게 나이를 먹다보면 우리 아들녀석이 낯설음과 새로움에 눈물을 흘렸던 것과 같은 순수는 사라지고 새로움을 즐기고 낯설음을 낯설어 하지 않는 조금은 가식적이고 당돌한 인간으로 탈바꿈하며 용감하고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아직도 어린 아가의 순수함을 지키며 오늘을 살고 있는 아들에게 용감하고 씩씩한 사람이 되어야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면서 마음 한구석에서는 당돌하고 가식적인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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