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졸업의 계절이다. 2월 들어 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와 중학교, 초등학교들이 줄이어 졸업식을 가졌다.

우리 집 막내아들녀석도 지난 2월14일에 초등학교졸업식을 했다. 졸업식은 예전과 달리 학교에서 하지 않고 청소년문화센터 강당에서 열렸는데 졸업식에서 수여되는 각 기관단체장 상들이 대부분 여학생에게 주어졌고 졸업생대표도 여학생이었으며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 주어지는 교육장상도 역시 여학생의 차지였다.

시상이 진행되는 내내 남학생들은 여학생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에에…’하는 야유를 보냈고 새삼 그 자리에서 나는 옛날을 기억해봤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학생회장과 반장도 남학생이었고 공부를 1등 하는 학생도 거의 남학생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남학생과 여학생의 지위가 역전된 세태를 목격했다.

비록 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 보고 느낀 것이지만 실로 여성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한편으로 요즈음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실 속에서 보여지고 있는 남성들의 가정폭력 등 일탈적 모습들을 돌이켜보며 날로 실력배양과 사회적 지위향상은 물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자생력이 충만해지고 있는 여자들과 맞서 살아가야 하는 남자들이 해야할 일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여성들은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을 넘어 영악할 정도로 독자적 생존방식과 생활력을 향상시키고 있는데 남성들은 구태의연한 가운데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염려가 생겼다.

모든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위축되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려면 여성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밥도 해서 챙겨먹고 빨래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에 대한 열등감이 생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향상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들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날로 발전하는 여성들의 사회적 영향력과 생활력의 향상 속에서 남성들은 더욱 나약하고 왜소해 질 것이며 여성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의존심에서 생길 수 있는 섭섭함과 서운한 감정, 그리고 능력 있는 부인에게서 받을 수 있는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으로 인한 가정폭력은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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