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중학교 3학년이 될 둘째 아들녀석이 발목 연골으로 서울의 모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핵의학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나오는 1월 20일날 병원에 가서 검사결과에 대한 의사 소견을 들어야 했다.

병원2층 정형외과 진료실 앞 복도에는 많은 환자와 환자가족들이 장시간 차례를 기다리야 하는데 이 날 정형외과를 찾은 환자와 환자 가족 중에는 유독 어린이들이 많았다.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초등학생과 아빠가 환자라서 엄마를 따라온 4살배기 남자애기와 3 살배기 여자애기 등 복도에는 고만 고만한 꼬마들이 6명이나 되었다. 그런데 의사가 환자 보는 시간이 계속 길어지면서 예약시간 보다 한 시간이 넘도록 순서가 되지 않아 마냥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꼬마들 때문에 너무 괴로웠다. 꼬마 6명이 병원 복도에서 벌이는 일들이 얼마나 정신이 없던지 병원복도가 마치 놀이동산 같았다. 신발을 신고 의자 위에 오르내리는 것은 예삿일이고 복도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떼쓰고 울고 아수라장이 아닐 수 없었다.

아이엄마들은 그저 아이를 대견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심지어 초등학교 1학년 짜리 환자의 엄마는 코앞에 화장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가방에서 음료수통을 꺼내더니 복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줌을 받아내는 등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였다.

요즘 아이들도 천방지축 문제지만 엄마 아빠도 문제라고 생각되었다. 한 집에 아이를 하나, 둘씩 낳아서 기르다 보니 아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손 쳐도 아이들을 버릇없는 아이, 창피한 것도 모르는 아이,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아이, 기초질서와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는 아이로 키워내는 부모는 없으면 좋겠다.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유아기부터 부모가 올바른 예의범절을 지키고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올바른 어린이가 있어야 이 나라의 미래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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