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과 소명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선택되어야

▲ 본지 발행인 김기수

1. 7·30 평택을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7일부터 시작된다. 29일까지 13일간 공식 선거운동을 펼친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와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 무소속 김득중 후보는 30일 유권자들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된다.

이번 평택을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는 새누리당 이재영 전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지난 1월 도중 하차한 이후 치러지는 선거다.

평택을 선거구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실장이었던 임태희씨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포승 출신의 이계안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도 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해 전국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임태희씨가 수원 영통지역으로 옮겨가고 새정치연합에서 정장선 전 국회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으며 현재의 선거구도로 최종 정리됐다.

임태희씨가 빠져나가며 전국적 관심은 다소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금속노조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진보 4정당과 전국과 지역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지지선언에 나서 이번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는 전국적·지역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선거구가 되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치러지는 선거이기에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많은 유권자들이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3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재선거의 최대 관심은 아무래도 새정치연합의 정장선 후보가 4선 고지에 성공할 것인가 하는 점일 것이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2년여 만에 다시 출마하는 정장선 후보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고려할 때 정장선 후보가 정치적 공백을 극복하고 4선 당선에 성공한다면 중량감 있는 전국적 정치지도자로 발돋움할 토대를 구축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는 역으로 볼 때, 새누리당의 젊은 신인인 유의동 후보가 이번 평택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변화의 열망을 담아 정장선 후보의 4선 고지 정복을 저지하고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을 형성할 것인가 하는 점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또 하나 이번 선거의 관심사는 쌍용자동차와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문제와 농업, 교육 등 각종 사회적 의제 해결을 제시하며 출마한 쌍용자동차 해고자 출신의 무소속 김득중 후보가 어느 정도 선전하며 유권자의 관심과 득표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2.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는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통한 경선에서 양동석 전 당협위원장과 김홍규 전 경기도의원, 이세종 김문수 경기지사 특보 등을 제치고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점에서 당원들이 본선 경쟁력이 가장 크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40대 초반이라는 젊음이 장점이 될 수 있고, 국회의원 보좌관과 18대 대선에서 정보분석팀장 역할 등을 맡으며 정치적 수업을 받았다는 점 등도 주요 경력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초·중·고를 이 지역에서 다닌 지역 연고는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활동한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과 인지도가 아직은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후보는 새누리당의 높은 정당지지도를 바탕으로 정장선 후보에 대한 지역사회의 일정 정도의 비판적 시각을 파고들며 ‘바꾸면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주요한 선거 전술로 채택하고 있어 유권자들의 호응을 어느 정도 받을 것인지가 주목된다. 아울러, 지역현안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국회의원이 된다면 크고 작은 현안들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추진력과 정책능력, 조정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의 정장선 후보는 이번 재선거가 최대의 정치적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선 국회의원을 하며 민주당 사무총장까지 역임한 정장선 후보 입장에서는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성,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무난히 4선 고지에 오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번 선거가 정장선 후보에게는 매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로 그 선거구에 다시 출마하는 것에 대한 명분을 중앙당의 요청과 한국 정치지형에서의 역할론, 지역문제 해결 적임자 등을 내세우지만, 여전히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19대 총선 이후 민주당 내지 새정치연합의 지속적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이번 재선거 후보 선출과정에서 나타난 새정치연합 내부의 반대세력들과 어떻게 통합을 이룰 것인가 하는 문제, 지역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3선 의원으로서 지역과 중앙정치무대에서 큰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적 시각 등을 어떻게 정리하고 극복할 것인가가 주요한 과제로 볼 수 있다. 무소속 김득중 후보의 출마로 야권표가 분산된다는 것도 정장선 후보에게는 불리한 요인이다. 그럼에도 여러 난관을 뚫고 정정선 후보가 4선 고지에 성공한다면, 정장선 후보는 전국적 인지도를 갖는 정치지도자로 성장할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더 큰 정치, 더 큰 평택’을 위한 ‘더 큰 인물’론을 유권자들이 지지해 주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출신의 무소속 김득중 후보의 등장은 지역사회와 전국적 정치 상황에서 큰 의미가 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맞서 76일간의 옥쇄 파업을 한 당사자로 정리해고 이후 지난 5년여 간 해고자 복직과 쌍용자동차 정상화를 위한 험난한 여정을 겪어 온 인물이다.

현재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지부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득중 후보의 출마는 정의당을 포함한 진보 4개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고, 조국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지역과 전국의 노동·사회 단체들이 망라돼 선거본부를 꾸리고 있다. 김득중 후보에게는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포함한 비정규직 문제, 사회적 양극화문제, 농업 쌀 관세화 문제 등 전국적 의제이면서도 지역사회의 주요한 현안이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어느 만큼 평택을 선거구 유권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가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일정 정도 피로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진보 진영 내지 노동자들의 정치적 진출’이라는 과제를 대중적 설득력을 갖고 제시하며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불 수 있다.

3.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는 지역사회의 정치적 리더십의 재편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선거라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인가 새정치연합 후보의 당선인가에 따라 정치지형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평택을 지역 유권자가 어떠한 선택을 하든 정치적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지역 사회 및 지역 정치적 리더십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요구는 매우 강렬하다. 어느 후보가 어느 정당이 이 요구를 받아 안아 진정성 있는 정치를 펼칠 것인가에 대해 유권자들은 냉정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노동문제가 지역사회의 중요한 이슈이자 현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김득중 후보가 선전한다면, 소외받았던 노동자와 서민이 정치적 주체가 되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김득중 후보의 등장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택을 유권자들의 선택은 과연 어떠할 것인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역사회를 한 발 더 성숙되게 하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유권자의 높은 관심과 소중한 한 표가 더욱 의미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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