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생명을 품은 침묵, 壽石(수석)

▲ 수석의 아름다움 설명하는 김홍권 대표

“수석의 ‘수’가 생명 ‘壽’임을 아십니까? 오래 살아있다는 뜻이죠. 돌로만 보이는 저 덩어리가 지금 살아 숨 쉬고 있어요.”

최근 지제동 소재 자택에 개인수석갤러리를 오픈, 운영하고 있는 김홍권 대표, 수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취미로 시작한 것이 벌써 30년을 넘어서고 있다.

“처음 시작은 아주 조용했습니다. 80년으로 기억하는데, 제 단골 고객 중 한 분이 차 안에 돌덩어리들을 싣고 다니시는 거예요. 이런 걸 왜 싣고 다니느냐는 질문으로부터 제 수석취미는 시작된 겁니다”

김홍권 대표는 1974년부터 지금까지 삼보자동차정비공업소(신대동)를 운영해 오고 있다. 자동차 속에 파묻혀 지내는 일과를 당연할 것으로 여기며 살아 왔는데, 지인의 차 속에 있었던 돌들에 대한 호기심과 의구심이 단순한 일상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한다. 그 때 부터 그는 공업소 일이 끝나면 작업복도 입은 채로 배낭 하나 매고, 전국 방방곡곡 아름다운 강과 바다를 누비며 ‘생명을 담은 돌들’을 찾아 다녔다.

“처음엔 강돌 위주로 찾아 다녔습니다. 우리나라 아름답다는 강들은 아마 거의 다녔을 겁니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이 구석 저 언저리를 꼼꼼히 살피며 다니다 보면, 저절로 눈길이 멈추게 되는 지점이 생기죠. 바로 그 곳에 자연이 만들어 낸 예술작품이 숨어 있는 겁니다”

자연이 오랜 세월 품어 온 인내와 침묵이 ‘돌’이라는 형상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수석’이라는 김홍권 대표. 자신은 그 태고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낼 뿐이라고 말한다.

이젠 강을 넘어 바다로 나간다는 그는 강돌을 넘어 바닷돌(海石)이 주는 신비로움을 들려준다.

“강돌은 물을 충분히 뿌리고 햇빛이 강렬한 밖에서 봐야 최고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해석은 실내로 들여와서 오랜 시간 베이비오일을 입히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양석의 과정’이라고 하죠. 길면 8년까지도 간답니다. 강돌은 고유의 풍미를 즉각 뿜어낸다고 한다면, 해석은 당시에는 평범한 돌처럼 보이던 것이 긴 시간 양석의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고 할 수 있죠”

그는 수석채취에 대한 예의에 대해서도 덧붙인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다고 하면서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는 어불성설이다. 수석은 아름다운 자연이 만들어 내는 예술이기 때문’이라고. 김홍권 대표의 수석 예찬론의 귀추가 주목된다.

“수석은 제게 힐링입니다. 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고단한 삶이 차분해지고 평안해 진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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