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승읍 홍원리 이형수 씨

어려운 이웃 위해 3년째 쌀 400kg 기탁

안중보건지소 방문간호팀 봉사로 인연

‘선행은 감출수록 빛이 난다’는 말이 있다. 이형수(50) 씨는 2011년부터 3년째 본인이 직접 농사지은 쌀 400kg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안중보건지소에 전달하고 있는 ‘착한 농부’다. (본보 12월 4일자 4면 보도 “농사는 남을 먹여살리려고 짓는것” 홍원리 농부 이형수 )

하지만 이 씨는 “그리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무슨 인터뷰에요”라며 한사코 취재요청을 거절할 정도로 본인의 선행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써왔다. 이처럼 ‘착한 농부’ 이 씨를 겨울비가 내리던 9일 오전 포승읍 홍원리 그의 집에서 어렵사리 만나 이웃과 사랑을 나누게 된 계기를 들어봤다.

직장생활과 농사일을 병행하는 겸업농인 이 씨는 농번기에는 하루 4~5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낸다. 원래 전업농이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서 겸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가 어렵게 지은 농작물을 나누고자 마음먹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쌀을 나누기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지만, 아내와 함께 봉사를 시작한 지는 4~5년 되는 것 같아요” 안중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아내 박연숙(49) 씨와 함께 방문간호 대상자의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이 선행의 시작이었다.

안중보건지소(지소장 김영호) 방문간호팀은 방문간호 대상자 중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소외계층 노인의 집을 방문해 도배와 전기공사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방문간호사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도 함께 나서 가족 같은 분위기로 봉사활동을 해왔고, 이형수 씨도 자연스레 동참하게 된 것이다.

“자식이 있어도 보살핌 받지 못하는 어르신을 찾아가 벽지를 갈아주고, 말동무도 해드리다 보니 쌀이 없어 집에서 밥을 못해 드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농사를 지으니깐 조금이나마 어르신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쌀을 전달하게 됐죠. 그런데 이거 인터뷰 꼭 해야 돼요?”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한사코 자신의 선행은 별거 아니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이형수 씨는 오랜 기간 봉사활동과 나눔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말 평택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봉사활동이 뜸해졌다고 한다. “벽지나 전기공사에 필요한 비용은 보건지소를 통해 지원받았었는데, 요즘은 어찌된 영문인지 예산이 줄어든 것 같더라고요” 봉사에 나서는 참가자들이 모두 넉넉한 형편은 아니다 보니 시 지원에 의존했는데, 최근 들어 예산이 줄어들어 활동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그는 이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이 조금 더 모였으면 좋겠어요”라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내년 대학에 입학하는 딸과 고3 진학을 앞둔 아들을 둔 이 씨는 앞으로 학비 마련에 더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은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따로 돈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면 어렵겠지만, 제가 지은 쌀을 나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에요. 한번 시작했으니 힘닿는 데까지 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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