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영농으로 친환경도 가능

땅 사랑 열매 미국에 수출

서탄면에서 배 과수원(학명농원)을 운영하는 강학배·정승연 부부는 지난 7월 1일 제48회 새농민상 본상을 수상했다. 올가을도 이들의 과수원에는 수확을 기다리는 배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친환경·과학적 영농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강 씨 부부를 만나 배농사의 노하우와 그 보람을 알아보았다.
칠 남매의 맏이로 태어난 강학배 씨는 군대를 제대하면서 본격적으로 배농사에 전념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대학 진학은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던 시절. 고생도 많았지만, 역경을 이겨낸 그는 1993년도부터는 농촌진흥청에서 성공사례발표를 하며 후계농민을 가르치고 있다. 국가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연수교육을 받았으며 그때 많은 공부가 되었다고 한다.

친환경농사는 우선 땅부터 살려야 한다며 “땅이 살아야 나무도 잘 크고 과실은 충실하며 맛과 영양이 풍부하지요. 농약을 줄이고 비료도 줄입니다. 유박비료(유기질 비료)를 쓰면 과일의 색깔도 좋습니다. 우리 농원에는 땅속에 지렁이가 아주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과수원을 둘러보는데 땅바닥이 마치 스펀지처럼 폭신폭신하다. 발끝으로 헤집어보니 정말 붉은 지렁이들이 굼틀거리고 있다. 땅이 숨 쉬고 살아있다는 증거다.
제초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한 해에 5번 정도 풀을 깎아주는 방식으로 잡초를 다스린다. 새 풀이 돋아나면 미생물과 작은 벌레가 부드러운 새 풀을 먹기 때문에 나무를 해치지 않아 배나무의 이파리도 부드럽고 건강한데 이를 초생재배라고 한다.

시설설치는 과학기술이 한 몫하고 있다. 8000여 평의 과수원 전체가 조류 방지망(일명 까치망)으로 뒤덮여있어 유해조수 피해가 없다. 또, 태풍이 불고 우박이 떨어져도 충격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므로 피해를 줄여준다.
나무마다 지주 파이프가 있고 물을 공급하는 스프링클러가 자동으로 돌아가게 하는 등 과학영농의 진수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정성껏 키워낸 배는 바다건너 미국까지 수출하고 있다.

오직 한 길, 남다른 배 과수원을 경영하다 보니 상도 많이 받았다. 새마을지도자상, 평택시농업인대상, 새농민상 본상 등 20여 개의 상을 받았으며 천혜녹즙배식초, 액비제조, 과원제초억제, 피복제, 등을 만들고 공급하여 농가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잘 익은 배를 깎으며 강학배 씨는 이렇게 말한다. “풍년이 들고 배농사도 잘되어 탐스럽게 영글어갈 때는 정말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고생을 함께해준 아내는 배꽃보다 더 예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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