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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부모협동조합’을 준비하며임윤경 하래장애인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3.08.14 13:47

[평택시민신문]

 

   
하래장애인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임윤경

이 땅에서 장애아동을 키운다는 것은 그 자체가 투쟁이고 연대인 것 같습니다. 사회적 인프라가 변변치 못한 우리 현실에서 장애아동의 양육은 모두 개인의 몫이 되고, 개인이 큰 소리 치지 않으면 무엇 하나 해결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 변방에 있는 장애부모들은 자칫 사회적 고립감을 맛보기도 합니다.

‘하래장애인주간보호센터’(이하 하래)는 만18세 미만 장애아동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장애부모들 역시 그러했습니다. 혼자서 공공기관을 찾아다니며 호소를 하거나 아니면 혼자서 모든 것을 감내하고 지내는…. 중요한 엄마노릇이란 약을 먹여서라도 아이들을 달라지게 만드는 것이거나 꼬박꼬박 여러 치료실을 데려가 내 아이 상태를 전문가인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반면 형편이 어려운 부모들은 엄마노릇도 못하는 부모라고 자책하며 아이를 한없이 방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 장애부모들과 한달에 두 번 정기적인 부모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3년 전의 일이네요. 법인(사회복지법인 고앤두)의 제안으로 부모모임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시간(연대)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매월 1회 부모모임은 하래 교사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고 또 1회는 부모들이 모여 본인들이 장애아동을 키우면서 어려웠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부모모임은 생각했던 것보다 장애부모들의 참여율이 높았습니다. 참여하지 않는다고 누구 하나 지적하거나 이유를 묻는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직장일로 바쁜 와중에도 참여해서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협동조합 공부도 열심히 해나갔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부모모임이 진행되었을 때 부모들은 ‘장애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이냐의 문제는 결국 내가 어떻게 살 것이냐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장애부모들의 답은 새로운 연대체, 새로운 대안 모델…. 바로 ‘협동조합’이었던 것 같습니다.

3년 전, 법인이 처음으로 협동조합을 제안했을 때, 부모들은 “도대체 협동조합이 뭐길래 그래”, “혹시 협동조합으로 우리 주머니를 털어가려는 거 아니야”하며 거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모임 속에서 꾸준히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정신, 철학을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부모들도 자연스레 변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3년의 부모모임 속에서 평등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몸소 익히게 되었고, 다수결이 아니라 의견이 다른 한사람의 의견을 위해 밤을 새가며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방식을 알게 되었고, 하래의 투명한 살림살이를 통해 내가 곧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주인의식이 생겨나면서 협동조합의 제1 원칙인 ‘자발성’이 장애부모들에게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장애부모들은 “협동조합이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부모모임을 통해 보여진 모습이 협동조합이라면 그것은 참 좋은 삶의 방식이다. 그 삶의 방식이 좋아서 협동조합을 해야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더 잘하는 것을 위해 협동조합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필요한 일을 마련하기 위해 조합을 만듭니다. 그러나 하래의 장애부모들은 조금 다릅니다. ‘협동조합’을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이미 협동조합이 자연스레 삶의 방식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그 삶의 방식이 좋아 협동조합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가칭)장애부모협동조합은 올 11월에 발기예정입니다. 협동조합이 삶의 방식으로 스며들었던 과정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이번에 강좌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8월 24일부터 매주 토요일 안중도서관에서 여는 강좌입니다.
장애부모들이 선택한 자연스런 삶의 방식 ‘협동조합’이 이 지역에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합니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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