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크리스탈 공예로 승화

세교동 중앙초등학교 삼거리에 가면 21세기 신상품이라는 상호를 걸고 있는 깔끔한 모습의 상패, 트로피, 판촉물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이 매장은 지체장애2급의 심재문씨(남, 34세)가 주인이다. 심재문씨는 3살 때 소아마비를 앓고 장애인이 되어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소중한 꿈을 꿋꿋하게 키워 왔으며 현재 경기남부 유일의 크리스탈 상패, 트로피 제작자가 되어 온전한 생활인의 삶을 누리고 있다.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어머니와 함께 크리스탈 상패, 트로피, 공장을 경영하며 판매장을 운영하는 등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바쁘고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심재문씨는 평택동중(현재의 신한중)을 졸업하고 서울로 상경해 경동고와 방송통신대를 졸업했으며 1986년부터 1992년도까지 6년간 정립회관에서 휠체어마라톤선수로 생활하면서 국가대표선수 생활을 3년이나 해온 투지의 사나이다.

정립회관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지체장애인 자활기관인데 심재문씨는 이곳에서 처음 크리스탈 공예를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휠체어마라톤선수가 되기 이전부터 습득한 기술은 운동선수시절 잠시 쉬었다가 운동을 그만둔 후 본격적으로 기술연마에 돌입했다고 한다.

보석을 세공하는 것과 똑같이 어려운 작업과정을 거쳐야 하는 크리스탈공예는 섬세함과 꼼꼼함을 요구하는 고도의 가공기술과 손재주를 요하는 작업으로 잘 다듬어 깍아서 갈고 닦으면 보석처럼 영롱한 빛을 발하는 모습이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다워 심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나무나 금속류, 석재등을 이용한 상패나 트로피보다 크리스탈로 제작한 상패와 트로피는 훨씬 품위도 있고 세련미가 넘쳐 특히 행사가 많은 봄, 가을, 겨울에는 수요가 많아 쉴새가 없다고 하니 그의 성실성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크리스탈공예는 원자재 가격도 비싸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세공작업이 필요해 제작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흔치 않지만 고향에 내려와 직접제작 생산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보다 많은 상품을 공급하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한다.

가난과 장애를 놓고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차라리 가난을 택하지 장애를 택하지는 않겠다고 말하는 심재문씨는 장애의 고통이 얼마나 지독한 것인지 자신의 삶을 전쟁터에 비교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질과 시간, 마음, 능력의 10분의 1이라도 나누고 베풀며 살고자 평안밀알선교단에서 차량봉사활동까지 하고 있다니 장애의 몸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가꾸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건강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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