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의 대표적 문화공연시설로 남부·북부·서부 3개의 문예회관이 있다. 이들 시설은 모두 개관한지 20년이 넘는 등 노후 건물로 많은 예산을 투입해 곳곳에서 보수공사와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규모도 남부문예회관 606석, 북부문예회관 1000석, 서부문예회관 786석 등 오페라와 뮤지컬 등 대형공연을 할 수 없을 만큼 작다. 북부문예회관의 경우 1000석 이라고는 하지만 당초 체육관시설로 건축돼 공연 때마다 의자를 펼쳐놓아야 하는 실정이다.

평택시가 대규모 문화공연장 건립에 나섰다. 2018~20년까지 고덕신도시에 1600석 규모의 ‘평화예술의전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공연장 건립에 들어가는 예산은 893억원 가량이 된다고 한다.

시는 공연장 건립에 필요한 재원을 평택지원 특별법으로 지원하는 지역사업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사업 가운데 추진이 되지 않는 ‘첨단농업단지’와 ‘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평화예술의전당’ 건립 등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시는 ‘평화예술의전당’ 건립을 위해 우선 시의회 의결을 거쳐 예비타당성조사 용역비 5000만원을 확보했다.

기존의 문화공연 시설로는 확대되는 시민의 문화향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평화예술의전당’ 건립 추진은 일면 필요해 보인다. 사실 1995년 3개 시·군 통합 이후에도 지역 정서를 고려하느라 시 정책에도 권역별 안배가 우선되었다. 고만고만한 비슷한 시설이 권역별로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형평성이지만 실상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는 고약한 구조다.

 ‘평화예술의전당’은 진정한 통합평택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가 말하려는 것은 시설이라는 하드웨어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시설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로서의 전문 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3개 문예회관을 운영하면서도 전문 공연기획자 한 사람 없는 것이 시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공연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예회관과는 비교도 안 되는 대규모 ‘평화예술의전당’을 건립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문화공연 시설 운영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들이 설계단계부터 적극 참여할 수 있다면 사후에 설계변경 등으로 낭비되는 예산을 미리 막을 수도 있다. 문화재단 설립검토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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