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와 경영진은 무급자 복귀 적극 나서야

쌍용자동차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한 채 77일간의 ‘옥쇄파업’을 벌인 바 있다. 파국을 피하기 위해 파업 노동자와 회사, 정치권이 극적으로 합의안을 마련해 8월 6일 파업을 끝냈다. 소위 ‘8·6합의’의 내용은 △1년 경과 후 생산물량에 따른 무급휴직자 순환근무 △영업직 전직을 위한 영업직군 신설과 직무교육실시 △신규 인력 발생 시 무급휴직자·영업직 전직자 복귀, 채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2009년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인원은 희망퇴직 2026명, 정리해고 159명, 무급휴직자 468명 등 총 2646명이다. 당시 인원 7177명과 비교하면 약 37퍼센트 정도 인원이 구조조정된 것이다. 이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에는 파국을 막고 쌍용자동차의 회생을 바라는 평택시민의 간절한 염원도 크게 작용했다. 노사 양측 뿐 아니라 평택시장과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민주노총, 지역출신국회의원 등도 함께 했다.

그로부터 이제 3년이 거의 경과하고 있다. 그동안 쌍용차는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이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했고, 노사의 노력으로 생산 판매량도 파업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어 지난해에는 11만 2천대를 판매했다. 3개 생산라인의 가동률도 모두 70퍼센트를 넘어 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카이런과 액티언, 렉스턴 등을 혼류생산하는 3조립라인은 가동률이 120퍼센트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과 판매가 거의 정상화 수준에 접어들어 생산직 노동자의 추가 투입이 임박한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무급휴직자의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8·6합의’ 내용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복직이나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 철회 등 주요 합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회사를 떠났거나 무급휴직 상태에 있던 22명의 노동자 또는 가족이 세상을 떠났다.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무급휴직자들의 삶은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졌다. 정리해고노동자들은 쌍용자동차 경영진이 회계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부채를 과다계상한 것을 근거로 정리해고 해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현재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서울로 상경해 대한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도 발족됐다. 각종 집회와 기자회견, 토론회 등을 통해 쌍용자동차 문제가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100만인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19대 국회에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쌍용차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이 결성돼 쌍용차 문제를 국회 청문회장으로 끌어 내 해결책을 찾아보겠다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3년전 구조조정과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77일간의 파업투쟁으로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쌍용자동차 사태가 3년이 경과한 이후 국민적 관심사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제 쌍용차 문제 해결은 노사간의 협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것처럼 보인다.

또한 평택이라는 지역적 차원을 넘어 전국적 의미를 갖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얼마 전 한 토론회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한 말처럼 쌍용자동차 문제는  단순한 한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노동문제가 압축된 문제로 이미 발전되어 있다. 따라서 쌍용차 문제 해결과정은 우리나라의 노동과 고용, 복지 문제 등과 얽혀 더 복잡한 양상을 띨 수도 있다.

이 지점에서 평택시민들은 최근의 쌍용자동차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쌍용차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한 만큼 평택시민들 역시 복잡한 시선으로 쌍용자동차 사태를 바라볼 것이다. 그러나 어느 입장을 갖고 있든 쌍용자동차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만 한다는 시민적 공감대는 클 것이라고 본다. 노사문제가 시급히 해결되고 쌍용자동차가 지역의 중견 기업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힘차게 달려가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그동안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도 있지만, 앞으로 작으나마 역할을 해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몇 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쌍용자동차 경영진과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이 보다 적극적으로 ‘8·6 합의’를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생산과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무급휴직자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평택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마힌드라 그룹은 ‘8·6 합의’는 회사가 평택시민들에게 한 약속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아직 회사가 정상화되지 않았다며 시간을 끌다 기업 이미지를 악화시키지 말고 보다 전향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복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복직을 위한 과정과 그 이후에도 노동자들이 분열되지 않고 하나가 되는 것이다. 현재 노동조합은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와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으로 나뉘어져 있다. 회사를 우선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현 집행부와 현장 노동자들의 생각이 매우 중요하다. 현 노동조합 집행부와 금속노조 쌍용자지부 노동자들은 상호의 존재와 입장을 존중하면서 무급휴직자나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쌍용자동차에서 노노갈등이라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새로운 노사관계와 기업 경영문화 정착을 위한 것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를 통한 일방통행식의 기업경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고용과 나눔을 통한 상생경영만이 기업과 노동자를 모두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노사문화의 모델로 쌍용차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극단적 대립과 투쟁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의 성공 모델로 쌍용자동차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