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수 발행인

평택시기독교총연합회 재개발대책특별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북부문예회관에서 개최한 ‘평택지원특별법에 의한 개발 포럼’이라는 토론회를 놓고 최근 평택시와 평택시기독교총연합회 재개발대책특별위원회 사이에 공방이 오가고 있다. 공방의 요지는 이 토론회가 평택시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하고 인정한 토론회인지 여부와 이 날 토론회에서 나온 각종 주장들의 진위에 대한 공방이다.

본지는 4월30일에 개최된 개발포럼을 비교적 상세히 지상 중계(615호·5월 2일자)한 바가 있으며, 평택시가 이 포럼과 관련된 의견을 보내 와 이를 전문 게재해 평택시의 입장을 독자들에게 알린 바(618호·5월23일자)가 있다. 평택시의 입장 표명이 실린 기사가 나가자 평택시기독교총연합회 재개발대책특별위원회에서 긴급 인터뷰를 요청해 평택시의 주장에 대해 재반박하고 나섰고, 이 인터뷰 내용이 이번 신문에 게재됐다.

통상적으로 볼 때 어떠한 사안에 대해 찬반의 공방이 오가거나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돼 합일점을 찾아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고, 이러한 측면에서 찬반토론이나 상호 공방은 발전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건전한 의견 개진이나 비판 보다는 상호 감정의 골이 깊거나 상대방에 대한 불신과 의혹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좋은 말이 오가더라도 합일점을 찾기는 매우 어려워진다. 이 경우, 상호 토론과 공방은 자신의 주장과 입장만을 더 옹호하게 되며 차분히 풀어나갈 수 있는 현안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필자는 이번 기독교총연합회 개발대책특별위원회와 평택시 사이의 공방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면서도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함께 느끼게 된다.

우선, 객관적 사실에 대한 진위 파악이나 누가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이러한 토론과 상호 의견 개진은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드러내 놓고 입장을 표명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개발 포럼 당시에 경기도나 평택시 관계자들이 참석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사후에라도 개진된 의견에 대해 상호 입장을 밝히는 과정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

또한 다루어졌던 주제들 역시 브레인시티 개발이나 신장 뉴타운 개발,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 등 굵직한 지역 현안들이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주제였다. 그동안 개발이 지연되면서 주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의 어려움을 종교단체가 나서 어루만지며 함께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지역사회 전체를 보았을 때에는 바람직한 모습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지난 토론회는 평택시나 경기도 관계자들이 참석치 않아 아쉬움을 남겼고, 이번의 공방에서 드러나듯이 현안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고 평택시 당국과 이 토론회를 주관한 단체나 참석한 단체들 사이에 상호 의혹과 경계, 불신이 가로놓여 있는 듯해 안타깝기도 하다.

필자가 볼 때, 지난 토론회에 대해 평택시가 밝힌 9가지 내용들은 평택시 입장에서 충분히 알릴 수 있는 내용들이다.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다소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예를 들면 평택시장 방문 시 일어난 폭행 사고 등은 양측의 주장이 다르니 이후 필요하다면 법적 판단을 받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장지구 재개발이나 고덕신도시 교회부지 문제, 삼성전자 유치나 브레인시티 개발, 평택항 경계분쟁이나 평택호 강변도로 개설 문제 등에 대한 평택시의 입장 표명은 필요하고 사실 관계를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시 당국의 노력으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평택시기독교총연합회와 산하 기구인 개발대책특별위원회와의 관계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특별위원회의 주장 내용은 연합회 전체입장이 아니고, 이 날의 포럼도 연합회와는 관계가 없다고 하자 특별위원회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필자는 본다. 평택시 입장에서는 민감한 현안에 대해 종교단체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고, 여러 개발 관련 단체들과도 주장이 엇비슷할 수도 있어 방어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종교단체의 특수성을 고려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실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이고, 평택시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현안 문제를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풀어나가야 할 주체이기 때문에 주민의 협력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어렵더라도 시는 다양한 계층과 주민의 입장을 포용하고 협력하며 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 물론 브레인시티와 관련해 평택시에 최종적인 보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평택시가 이를 포괄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평택은 지금 여러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앞으로도 각종 현안 추진을 둘러싸고 주민과 평택시 당국 사이에 다양한 마찰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이다. 평택시가 주민의 아픔과 고통을 좀 더 헤아리며 포용해나간다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시민적 에너지를 모아낼 수 있을 것이다. 평택시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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