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단

예쁜 산새가 곱디고운 꽁지깃 인사하며
처마 끝에 둥지를 틀 때
나는 맨발에 신발을 신고
목련꽃 화사하게 웃는 뜰 밖에 나와
나물 캐는 아낙네와 이야기를 나눠 본다

농사 준비 들녘마다 지푸라기 태우는 연기 자욱하고
종달새 지저귀는 아지랑이 속 진달래 동산이 고와라
유람선 띄우는 노랫소리에
겨울 철새 날아간 자리엔 은물결 눈부시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훈풍에
어제보다 오늘이 신명날 때
봄나들이 떠나는 차창 밖으로
머리카락 휘날리는 얼굴들이 고와라

아침이면 아우성쳐 들꽃 산꽃 인사 나누며
벚꽃 터널을 나와
복숭아꽃 살구꽃 개나리 울타리를 지나
산벚꽃 봉우리마다 손뼉 쳐 주다가
연둣빛 궁궐 속으로
오월의 여왕을 안내하노라면
아, 마냥 두근거리는 이 가슴

이 근 모 시인
- 한내문학 회원
- 평택문학회 회장 역임
- 한국문인협회 회원
- 시집 ‘서해대교 바람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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