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단

▲ 박 미 자 시인. 
   평택문인협회 동인

목이 마를 땐 한 모금의 수다를 마시러
선배에게 들른다
입구엔 언제나
따뜻하고 구수한 꽃잎들이 한들거렸고
나는 그녀의 평범한 움직임 속에서
특이한 풍경을 떠올리곤 한다
낚시질을 하는 듯한.
긴 장대 끝 갈고리로 옷고리를
주섬주섬 낚아 내리는
그 한가한 낚시질을 올려다보는 것이다
옷에도 비늘들이 있을까
인생이 마를 땐 정육점 사거리 건너
서늘한 피부의 선배에게 들른다
도톰하고 작은 체구의 그녀는
늘 옷걸이에 하루를 높이 걸어놓곤
낚시를 시작한다
어디론가 헤엄치고 싶을 땐 그녀의 낚시질처럼
더디게 오는 오후를 낚으러 간다
물방울무늬의 지느러미를 달고
그녀의 바다가 있는 비전동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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