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단

▲ 윤 행 원
<시인. 수필가>

아득한 태고太古의 우주 속에
45억년의 나이테를 가진
지구엔,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고
흩어지는 구름과 함께
수많은 그림자가 지나갔다

수數도 없는 삶들이
해일처럼 쏟아지는 시간을
타성처럼 보내 버렸다

희미한 일상은
의식 저 쪽에서
남의 일 인양 멀뚱거리는데

서산에 걸린 해는
더욱 붉어지고
살아 온 날들을 꾸짖고 있다

어느 순간이라도
삶은, 잠간 스치는 바람이 되고
봄날 아지랑이처럼 아물거린다

젊음의 찬란함은 순간처럼 영원하고
참된 사랑이 무언지도 몰랐네

세월이 저만치 지나간 다음
절망처럼 다가오는 그리움은
아직도 더 익은 인생을
산사山寺의 죽비로 내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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