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모 시민기자의 시 세계

▲ 이근모 시민기자

지난 가을 낙엽으로 지워
이름을 숨겨놓았던 나목들이
오월이 와서
화려한 녹색 이름표를 달아 올렸다

바람 따라 햇빛 따라
살랑살랑 흔들어
특유의 문양과 모양새를 보여주는
천차만별 이름표들
나는 오월이 오면 초록 길을 거닐며
억수 이름표를 구경한다

삼사월 꽃등으로 밝혀준 봄 길에
모두 정직한
오월의 왕 이름표를 달았으니
우리들도 그런 이름표가 되어야한다

나무의 반경보다도
하루에 백리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바람의 이름표를 달고 다니는 나로서는
나무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한 자국이라도 올곧게 걸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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