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유해 봉환위원장 김 영 광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본국으로 봉환하자는 운동을 22년째 지속적으로 벌여오고 있는 김영광 전 국회의원(안중근 의사 유해 봉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월 22일 우리나라 지폐에 안중근 의사의 초상을 넣자고 주장한 건의문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달해 관심을 끌었다.

김위원장은 이번 건의문 전달의 취지에 대해, "화폐의 인물은 그 나라의 얼굴이라고 할 만큼 상징적 의미가 크나 현재 우리나라 화폐에는 이순신, 이퇴계, 이율곡 등의 위인들만이 새겨져 조선조에 국한되어 있는 데다 지난 75년 이후로 새 인물이 채택된 적이 없다"고 지적하며,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대사마저도 왜곡시키고 있는 시점에서 국권을 높이고 안의사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행적을 후세에게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해 건의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위원장이 안중근 의사에게 매료된 동기는 광복 이듬해 수원농고 학예회 연극부분에서 안중근 의사역을 맡으면서 안의사보다 더 훌륭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 연극대사 중 교수형을 당할 때 "내가 죽거든 나를 하얼삔 공원에 묻었다가 국권이 회복되면 내 뼈를 조국에 묻어달라. 동양평화만세!"를 외치며 죽는 안의사를 마음속으로 수없이 되뇌여 보았다. 어린 청년은 이 대사를 잊을 수 없었고 유언에 이끌려 안의사 유해 봉환 작업을 75년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22년동안 이어진 봉환작업을 하며 김위원장은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시기에는 일본이나 미국을 통해 중국을 방문한 것이 7회나 되며 사비1억6천여만원을 들여 추모활동을 했다.

원화의 초상 작업도 31세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바쳐 한국 침탈의 원흉인 이토오 히로부미를 사살해 실질적으로 조국의 광복을 앞당긴 고귀한 안의사의 행적과 독립정신을 역사적으로 기리고 현재의 생활속에서 이어받기에는 화폐에 초상을 넣어 가까이에서 국민들이 접하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김위원장의 건의는 이번 한 번만이 아니다. 김영삼 정부때와 국민의 정부 초기에도 대통령 비서실에 같은 내용을 주장하는 건의문을 보낸 적이 있다. 지난 22일에 보낸 건의문의 회신은 아직 없었다고 밝히는 김위원장은 "이 문제는 대통령이 한국은행에 지시하기만 하면 됩니다. 외국사례에 비추어 봤을 때 화폐인물이 바뀔 때도 됐습니다. 한은도 국민들이 화폐에 모실 인물의 1순위를 안의사로 꼽았다고 합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아마도 일본과의 관계 때문에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카톨릭계에서 안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돼 있었던 것을 5년전 김수환 추기경의 선언에 의해 신자로 복권되었으니 원화에 안의사 초상을 넣어야 하는 것은 그리 난제가 아닙니다" 라고 말하며 국가의 위상과 민족의 정신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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