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칼럼

▲ 최동희 의학박사

메디웰병원 최동희 부원장의 도움말을 받아 싣습니다.

일반적인 노화 진행의 한 단계인 폐경기는 여성이 정신적 및 육체적으로 극심한 변화를 겪게 되는 시기이며, 의학의 발달로 여성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폐경기 이후의 삶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폐경기 이후의 여성 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폐경에는 자연적(자발적) 폐경(특별한 병리학적인 원인이 없이 마지막 월경이 끝나고 1년 이상 월경을 하지 않은 경우), 유도된 폐경(양쪽 난소 절제술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난소 기능의 제거 후에 영구적으로 월경이 정지된 경우), 조기폐경(자연적 수술 및 기타 원인으로 40세 이전에 조기 난소기능 부전으로 인하여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무월경을 초래함)이 있습니다. 자연적 폐경의 경우 대부분의 여성에서 과도기 상태인 갱년기(폐경 주위기, 폐경 전환기)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 기간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다양할 수 있으며 증상도 개인마다 차이가 납니다.

갱년기 기간·증상 사람마다 각각

여성의 호르몬 조절은 생식기관(난소, 자궁)뿐만 아니라 뇌(뇌하수체, 시상하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갱년기가 되면 난소에서 난포수의 감소와 함께 난소 기능이 약해지면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는 줄어들고 뇌하수체에서는 성선자극호르몬(FSH, LH)의 분비가 매우 증가합니다.

갱년기 초기에는 FSH의 증가에 의해 난포 성장이 빨라져 생리 주기가 단축되고 생리양의 감소 현상을 보일 수 있으며, 갱년기가 진행되면서 난소기능의 부전 또는 일시적 과잉으로 인해 희발 월경, 불규칙 과다출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프로게스테론의 부족으로 인한) 상대적인 에스트로겐 과잉상태로 자궁내막 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비정상적인 출혈이 반복되거나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검사 및 처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안면홍조는 폐경기 때 가장 먼저, 흔히 발생하는 증상으로, 폐경 여성의 약 2/3정도에서 나타나고 특히 수술적(유도된) 폐경 시에 증상이 더욱 심하며, 대부분 폐경기 직전에 시작되어 20%정도는 1년 이내 증상이 소실되나 50%정도는 5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은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시상하부 내의 온도조절 중추에 이상이 초래되고, 이로 인해 체내에서 중심부 체온(Core Temperature)을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혈관 확장 및 발한 등의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르몬(에스트로겐)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식물성 호르몬제(승마추출물; 지노플러스,훼라민 큐 등)와 석류, 콩단백질(이소플라본)함유 건강식품의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이 부족하게 되면 비뇨생식기로 공급되는 혈류의 양이 줄게 되고, 이로 인해 질점막 및 비뇨기계(요도, 방광 등)의 점막조직의 위축을 초래하여, 질건조증, 성교통, 질염, 배뇨장애 증상(빈뇨, 급뇨, 절박성 요실금), 재발성 요로 감염 등의 비뇨생식기계 위축증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안면홍조 증상의 경우는 초기에 매우 심하여도 시일이 지남에 따라 점차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비뇨생식기계 위축증상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시일이 지남에 따라 점차 악화될 수 있으며, 에스트로겐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국소적 호르몬치료(질좌제, 질크림)만으로 효과를 볼 수있습니다.

비뇨생식기 계통 위축현상 초래할 수도

뼈조직은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균형적 작용으로 생성과 파괴가 반복되어 전체적인 골량이 유지되는데, 에스트로겐은 파골세포의 지나친 활성을 제어하는 기능을 제어하고 뼈에서 칼슘을 흡수하는 능력을 높여주는 작용합니다. 폐경이 되어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면 조골세포에 비해 파골세포의 활성이 상대적으로 커져서 뼈의 생성과 파괴의 균형이 깨지게 되고  골량이 계속 감소하게 되며 (골감소증 -> 골다공증), 폐경 후 여성에서 남성에 비해 골다공증의 위험이 더욱 증가하게 됩니다.

골다공증은 심해져도 특별한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골다공증이 심해지면 골절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60세 이하의 폐경여성에서 골밀도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으로 진단된 경우 자각 증상이 없더라도 골절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호르몬치료가 일차적 치료제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60세 이상의 여성에서 골절의 예방 목적만으로 지속적으로 호르몬치료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동희 의학박사
산부인과 전문의
메디웰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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