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칼럼

▲ 최동희박사

메디웰병원 최동희 부원장의 도움말을 받아 싣습니다.
 
암은 유전자 이상에 의해 발병되는 질환이며, 일부의 암은 부모에서 물려받은 선천적 유전자 이상에 의해 발병하지만, 대부분의 암은 발암물질에 의해 유전자가 후천적으로 이상(변이)이 생김에 따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자의 이상을 일으켜 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물리적 요인(방사선, 전리선, 전자파, 자외선), 화학적 요인(중금속, 나이트로자민, 벤지딘, 비소, 석면, 식품첨가제) 및 생물학적 요인(환경호르몬, 호르몬제, 면역 억제제,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이 있으며, 이외에도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충격, 잘못된 식생활(불균형 식이), 운동 부족, 불규칙한 생활 습관에 따른 체내의 활성산소의 축척 및 면역 체계의 파괴를 일으키게 되고, 이들이 유전자의 변이 및 발암을 촉진하는 간접적 원인으로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암 물질에 노출되었다고 모든 사람이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감수성, 건강 상태, 방어기능인 면역체계 상태, 유전적 소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암이 발생하게 됩니다.

자각증상 없이 조기발견 어려워

“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될 수 있는 병”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암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으며, 일반적인 신체검사나 혈액검사, 건강검진만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초음파, CT, MRI, PET, PET-CT 검사 등의 다양한 영상진단 방법을 도입하고 있지만, 수mm 이내의 아주 작은 크기의 종양을 발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이들 정밀 검사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일반적으로 이러한 검사를 자주 받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혈액 내 암유전자 검사는 암의 증상이나 이학적 소견이 나타나기 전에 근원이 되는 유전자 이상을 파악하여 진단하는 방법으로 암의 발병 여부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암 발병과 진행에 관계되는 유전자는 암을 촉진하는 발암유전자와 암을 억제하는 종양억제유전자로 분류되며, 발암유전자가 강화되고 종양억제유전자가 약화되면 암이 발병하게 됩니다.

암은 다수의 서로 다른 클론으로 이루어져 있어 암유전자의 변이가 매우 다양하여, 부위에 따라서도 다르고, 같은 부위의 암도 환자마다 다를 뿐 아니라, 게놈이 불안정하며 끊임없이 변하고 진화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암은 다수 유전자 이상, 복잡성, 다양성, 불안정성 등의 특성 때문에 한두 가지 유전자 검사만으로 암을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증상이 없는 경우에 몸의 여러 부위의 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유전자 이상을 함께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우리 몸속에 암세포가 발현되게 되면 암관련 유전자가 폭발적으로 메틸화 과정을 겪게 되며, 이때 메틸화된 유전자는 혈액으로 방출되게 됩니다. ‘암유전자 메틸화 혈액검사'는 혈액 속에 방출된 메틸화된 암유전자를 찾아 암의 발병유무를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방법으로, 특히 갑상선, 췌장암,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 자궁체부암, 전립선암, 방광암, 신장암의 존재여부를 정확히 판정할 수 있으며, 이 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94.0%, 97.0%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조직·세포 채취 없이 간단하게 진단

이 검사는 해당 조직이나 세포의 채취 없이도 소량의 혈액채취만으로(사전 금식이나 약물 전처치 없음) 간단하게 암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며(암의 종류에 따른 검출 제약이 없어), 광범위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 검사를 통해 암을 100% 진단할 수는 없지만, 검사의 정확도, 편리성, 경제성(10~20만원) 등을 고려할 때 기본 건강검진에 포함하여 시행함으로  많은 유익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암 종합검진을 받지 않은 분(만성 통증, 호르몬 내분비계 이상, 피부질환, 소화기능 이상), 생활습관성 질환이 의심되는 분(흡연, 불규칙한 식사, 수면장애,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신체 리듬에 변화가 있는 분(출산, 폐경, 체중 저하 등), 암의 가족력이 있는 분은 '암유전자 메틸화 혈액검사'가 필요한 대상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세포, 조직, 초음파, 내시경(위, 대장), CT, MRI 등의 검사에서 소견이 모호한 경우에 기존의 검사 방법을 보완할 수 있고, 검진 대상 이외의 부위의 암이 염려될 경우에 암의 조기 진단이나 검진 및 선별검사로서 유용하며, 기왕에 암으로 진단된 환자에서 향후 진료를 위해 이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동희 의학박사
산부인과 전문의
메디웰병원 부원장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