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 이철형 취재부기자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고 며칠 째 눈발이 날리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겨울은 독거노인이나 빈곤층에겐 지내기에 더 힘든 계절이다. 나날이 치솟는 난방비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평택지역에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는 다행히 지원해주는 곳이 많아 겨울나기가 한결 수월하다. 정부에서 주는 ‘연탄 쿠폰’도 있고, 민간단체로는 2007년부터 4년 째 연탄을 무료로 지원해주는 ‘평택연탄나눔은행’ 같은 곳도 있기 때문이다. 평택연탄나눔은행은 지난해 시민·단체로부터 5000여만 원을 모아 250여 가구에 연탄 300장 이상씩을 나누어 주었고, 올해는 지원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게다가 각종 봉사단체들의 지원까지 이어진다.

기자는 평택연탄나눔은행 설립에 참여한 이후 지금까지 운영위원으로 일하며 우리 사회에 아직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지원대상 가구의 실제 살림살이가 어떤지 여러 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장을 다니다 보면 ‘기름은 안주냐’, ‘기름보일러를 연탄보일러로 바꿔 달라’는 분들이 적지 않다. 기름값이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원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기름보일러 사용 가구에는 ‘연탄 쿠폰’ 같이 정부가 지원해주는 제도는 없다. 민간단체나 봉사단체의 관심에서도 밀려나 있다.

기름을 지원하는 곳은 평택복지재단이 유일하다. 복지재단은 지난해 가정용 등유를 가구당 50~100리터씩 56가구를 지원했고, 올해는 27가구에 200리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름을 지원해야 하는 가구를 최소로 잡아도 200가구 가량 되다 보니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구가 훨씬 많다.

기름값이 무서운 저소득층 가구는 보일러가 얼어터지지 않을 정도의 온도로 유지하고, 대부분 전기장판으로 긴 겨울을 난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정부도 해야 하지만 민간에서도 평택연탄나눔은행 처럼 ‘기름나눔은행’ 같은 단체가 만들어지면 좋을 듯하다. 154개나 되는 평택지역 주유소가 나서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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