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동 박대통령 미용실 조기성씨

그곳에 가면 1년 365일 가위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지산동에서 박대통령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조기성씨(32세).

하고 많은 직업 중에 남자가 미용을 한다는 건 그렇게 흔하지 않는 사실 일게다. 조씨는 미적 감각이 뛰어난 점을 살리고 싶었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봉사를 미용으로 대신하고 싶었던 것이 미용을 배우게 된 시작 이라고 한다. 조씨는 시카고에 있는 피보(미용학원)에서 미용교육을 수료하고 서울에서 미용실 경력을 2년간 쌓은 후 이곳 송탄에 2년째 일하고 있단다.

그는 송탄에서 태어난 송탄 토박이이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총각의 몸이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으련만 일터에 갇혀서 가위질하지 않을 때에도 틈틈이 책 읽는 것으로 교양을 쌓고 있다. 그래서 조씨의 미용실엔 그 흔한 TV도 없다. 정기적으로 쉬는 정기휴일을 마다하고 쉬지 않고 문을 여는 이유를 물었더니 조씨는 "손님들이 저의 미용실을 찾았을 때 문이 굳게 닫혀 있다면 발걸음을 다시 옮길 때의 그 마음이 어떨까 헤아리어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요즘 보기 드문 절약하는 젊은이다. T셔츠 두 장과 청바지 하나로 여름 한철을 보낸다. 물질만능 시대인 요즘은 고장나지 않아도 구형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값이 비싼 핸드폰을 자주 바꾸곤 한다. 그런데 조씨가 갖고 있는 핸드폰은 핸드폰이 처음 나왔을 때 산 현대전자의 구형 걸리버이다. 6년은 되었을 것 같다. "투박하고 무겁지만 사용하는데 불편하지 않는데 바꿀 필요가 있냐"고 반문하는 그에게서는 현대판 자린고비 냄새가 난다.

사치와 낭비가 난무하는 요즘시대에 절약하는 정신은 타의 모범이 될 만하다.

나름대로 미용철학 또한 철저하다. 인위적인 것에서 탈피하여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내추럴한 분위기를 살리려 한다. 고정관념을 깨고 늘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그는 오늘도 책을 보며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3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조씨는 어서 좀 더 넓은 공간을 마련하여 손님에게 봉사하고 싶다고 한다. 틈만 나면 연구하고 여유만 있으면 공부하는 조씨. 이제는 불쌍한 이웃을 도우면서 살고 싶다고 한다.

나보다 남을 우선 배려하는 조기성 씨의 미래는 떠오르는 해처럼 밝지 않을까.


<이사람 designtimesp=16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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