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 김혜경 <취재부 기자>
평택시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평택항 실크로드 페스티벌이 4일간의 막을 내렸다. 부스를 통해 각 나라의 의상과 체험·먹을거리, 협회에서 준비한 대회와 공연이 펼쳐졌고 많은 시민들이 평택호관광지를 다녀갔다.

평택시민 몇 명이 평택호관광지를 찾았는지가 축제의 성공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겠으나, 실크로드 축제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축제 프로그램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2009년 5월 평택에선 중국과 유럽을 연결한 실크로드를 재해석한 ‘뉴 실크로드’의 확대로 ‘실크로드 메이어스 포럼’을 개최했다. 문명교류의 대명사인 실크로드의 동쪽 끝, 즉 평택이 동쪽의 출발지라는 것을 공표하며 여기에 더해 실크로드의 개척자인 혜초를 결합했다.

포럼엔 22개국 46개의 도시 시장들과 정부인사, UNDP, UNWTO, UNCTAD 등 해외인사 120여 명 국내 주요인사 700여 명이 참가해 국가 및 도시 간 상호교류를 통한 발전을 도모했었다.

‘실크로드 메이어스 포럼’과 ‘평택항 실크로드 페스티벌’을 같은 연장선상에 놓고 볼 때 이번 축제에서는 포럼을 단지 한번 치르고 마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분명 각기 다른 곳에서 개최됐던 행사를 한데 모아 개최할 수 있는 여력을 발견했지만, 실크로드란 ‘상징성’이 결여돼 시민들은 그냥 인기가수 공연을 관람하고 프로그램을 체험했을 뿐이다. 이름뿐인 실크로드로 작년 실크로드 포럼 당시 세워진 ‘혜초기념비’는 무대 뒤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상징축제를 만들기 위한 발판이었다면 이 축제의 성격과 특색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명확히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신종플루 여파로 1년여 동안 축제가 미뤄지면서 ‘실크로드’의 의미는 언제 어디로 사라지고 이름만 남았단 말인가. 그렇지 않길 바라지만 명칭을 ‘그냥’ 실크로드라고 붙인 것이라면 이 축제는 실패했다.

의미가 사라진 허울뿐인 ‘실크로드’라면 현시점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실크로드의 의미를 되살리든지, 아니면 과감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이미지를 살리는 축제라면 통합뿐 아니라 지역의 매력, ‘상징’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 뚜렷한 ‘무언가’가 있다면 평택시도 대내외적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대규모 축제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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