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 이철형<취재부 기자>
도농복합도시 이미지에서 수도권 중추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평택시는 최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경기도 단위 종목별 대회도 없던 도시에 전국대회가 하나 둘 생겨나더니 이제 국내를 넘어 아시아 무대로 손을 뻗치고 있다.

20일 평택시체육회는 대한역도연맹과 함께 2012년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유치 협약식을 가지면서 본격적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 대회 유치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고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아시아대회 유치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달 19일 이충문화체육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춘계역도대회에서다.

개회식 당시 대한역도연맹측에서 송명호 시장에게 즉석에서 제안을 했고, 송 시장이 평택시체육회 관계자에게 긍정적으로 검토를 지시하면서부터.
제안과 검토, 유치 협약식까지 불과 한 달만이다.
이 사이에 이달 10일부터 열린 아시아역도연맹 연례총회에 유치단이 파견돼 유치의사를 전달했으니, 사실 송 시장의 검토가 아래로 내려오면서는 추진 지시로 바뀐 것이다.

사실상의 지시 이후 시 체육청소년과 스포츠마케팅팀은 밤을 새워 20일 만에 유치단을 꾸리고 홍보물을 제작해 부랴부랴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20일 대회유치 추진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는 대회 경비나 유치효과도 보고되지 않았다.
2008년 고양시가 23억원을 들여 개최한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대회는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통역준비 소홀 등 문제가 지적되면서 실패한 대회로 불리고 있다. 그나마 고양시 선수로 역도 영웅 장미란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영국 프리미어축구 명문구단 첼시 유니폼에 회사로고를 넣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은 5년간 1천억 원에 달한다. 첼시가 리그 1위를 달리면서 자사 로고의 노출빈도가 늘어 광고효과는 연 6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스포츠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성공사례는 예의 삼성기업의 주도면밀한 분석이 뒷받침 됐음은 물론이다.
스포츠마케팅의 효과가 커지면서 유력 기업 외에 지방자치단체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동계올림픽 유치 3수에 도전하는 평창은 도시의 모든 비전을 건 듯 자못 비장해 보이기도 한다. 철저한 준비를 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지 않은 것은 스포츠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기자의 우려가 우려에 그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