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주간>

과학(science) - 자연계의 여러 가지 현상을 연구하고 그 현상을 일으키는 근본 원리나 법칙을 찾아내 이를 모아 체계를 수립하는 학문
공학(engineering) - 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물건을 만들거나 물건 쓰임새의 향상을 연구하는 학문
기술(technology) - 과학·공학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 자연의 사물을 인간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이나 능력

 

1. 줄여서 말하면, 과학은 자연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공학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과학지식의 응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술은 공학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물건을 만드는 것이다. 
과학자의 임무는 ‘왜 그런지’를 알아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며, 공학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연구한다. 기술자는 실제로 그 일을 해 낸다. 그래서 물리학자에게 전기모터 설계를 못한다고 질책하면서 대학에서 뭘 배웠냐고 따지지 않는다. 전기회사의 기술부장이 집안의 형광등을 갈아 끼지 못한다고 힐난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과학이 있은 뒤에 공학이 있고, 공학이 세워져야 기술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공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지식의 문제점이 발견돼 새롭게 과학 연구를 부르기도 하고 기술자의 착상이 공학 발전을 앞당기기도 한다.  

 

2. 꼭 자연계의 현상을 탐구할 때나 물건을 만드는 데만 과학, 공학,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회현상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과학적, 공학적, 기술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사회현상을 설명하면서 어느 때는 이렇게 얘기하고 또 다른 곳에 가서는 저렇게 얘기하는 것은 과학적인 자세가 아닙니다. 이런 사람이 하는 얘기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는 사람에게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잘못된 설계도를 만들게 됩니다. 이 설계도만 믿으면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치르게 됩니다.
실제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사람에겐 사람의 마음을 바로 읽고 대응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선한 의지도 있고 과학적, 공학적 능력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이도 많습니다. 

 

3. 곧 있을 지방선거에선 지역일꾼을 뽑습니다. 평택지역에 필요한 일꾼을 뽑을 때 우리는 과학자가 필요한지, 공학자가 필요한지, 기술자가 필요한지 구분해야 합니다. 평택시장이 꼭 박사일 까닭이 없습니다. 기술자적 자질이 필요하다면 굳이 학력을 따질 이유도 없습니다.
시점도 중요합니다. 평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느 때는 과학자적 자질이 필요하고, 또 다른 어느 땐 기술자적 능력이 필요합니다. 전에 잘했으니 이번에도 잘 할 것이라는 기대는 유권자들이 경계해야 할 점입니다. 그 당시엔 그 사람이 적합했으나 지금은 또 다른 유형의 심부름꾼이 더 잘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과학자이기도 하고 공학자이기도 하고 기술자이기도 하다고 떠벌리는 후보는 아예 제쳐놓을 일입니다. 그리고 나서도 유권자의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공약을 꼼꼼하게 살피는 일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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