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사과나무치과

이번주 의학칼럼은 사과나무치과 백남규 원장의 도움말을 받아 싣습니다.

요즈음에는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의 치아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학령기가 되지 않은 꼬마 환자들이 처음 또는 오랜만에 내원하여 충치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들은 우리 아이 치아가 썩지는 않았는지, 썩었으면 몇 개나 썩었는지 근심스러운 얼굴로 쳐다봅니다. 마침내 제가 구강검진을 끝내고 “하나도 썩지 않았네요” 하면 너무너무 좋아 하십니다. 하지만 “썩은 이가 있네요” 하면 울상을 지으면서 “단 것도 안 먹이고 이도 잘 닦아 주고 했는데 왜 썩었을까?” 하시며 실망스러워 하십니다.

 

단 것 피하고 잘 닦는다고 충치 예방 보장 못해


단 것을 먹이지 않고 이를 잘 닦으면 과연 이가 썩지 않을까요?
입 안에는 여러 가지 세균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몇몇 세균들은 당분을 섭취하고 그 대사산물로 산(酸)을 만들어 내는데 이 산성분이 석회질이 풍부한 치아를 녹이게 되며 이를 충치(蟲齒)라고 합니다.
마치 산성비에 의해 석회동굴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죠.
치아 표면에 당분이 부착되면 이 충치세균들에 의해서 이가 썩게 되는데, 문제는 아이들이 섭취하는 대부분의 음식들이 당분을 포함하고 있거나, 또는 입 안에 들어와서 침과 섞이게 되어 당분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흔히 충치에 대해 청정식품이라 하는 과일도 당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들이 주식으로 삼고 있는 탄수화물도 침과 섞이게 되면 당분으로 변하게 됩니다.
밥을 물고 오래 있으면 달착지근해 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이를 닦거나 엄마가 닦아줄 때 과연 구석구석 깨끗이 닦일까요?
치아와 치아사이, 치아와 잇몸사이, 어금니 교합면의 울퉁불퉁한 사이사이가 과연 깨끗이 닦일까요?
치실을 사용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닦이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음식을 먹고 서너 시간 뒤에 이를 닦는다면 이를 닦기 전까지는 구강 내 세균들에 무방비상태로 있게 되고 그 동안 우리 아이들의 이는 썩게 됩니다.

 

음식 먹고 서너 시간 뒤에 닦아 봐야 소용 없어


엄마들이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루 종일 단 것을 먹이지 않고 무얼 먹기만 해도 바로 이를 닦아 준다고 하여도 이가 잘 썩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엄마들은 ‘우리 아이의 이가 선천적으로 약한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치아가 부실하게 형성되어 충치에 취약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으면 엄마들은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기 위해 만화영화도 틀어 주고 주위에 장난감도 잔뜩 가져다 놓고는 한 숟갈씩 떠 먹여 줍니다. 아이들은 식사에 집중하지 못하고 TV를 보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느라고 밥 먹는 것을 잊어버리고는 그냥 물고 있다가 엄마가 채근하면 그 때서야 조금 씹는 척 합니다. 자연히 식사시간은 길어지고 때로는 한 시간이 넘기도 합니다. 그러는 동안에 아이들의 귀중한 치아는 썩게 되는 것입니다.


돌이 지나서도 우유병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앞니는 새카맣게 썩게 됩니다. 이를 포유병(哺乳病)이라고 합니다. 우유병을 빨다가 그냥 잠들어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깰까봐 조심조심 우유병을 입에서 빼내기만 합니다. 그리고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8~10시간을 자게 됩니다. 그동안 아이들의 입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이들의 이를 잘 닦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 것을 먹이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식습관입니다. 올바르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게 되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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