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성진 편집주간

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우리나라가 3.2명으로 세 번째다. 1만 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위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2008년 5870명이다. 교통사고는 교통 환경이 좋지 않아서 생기기도 하지만 운전자의 과실이 가장 큰 요인이다. 내가 잘못해서 교통사고를 내 다치거나 죽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운전자가 낸 사고 때문에 내가 죽을 수도 있다.


2008년 사망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운전자가 자기 실수로 사망한 경우와 남 때문에 사고가 나 사망한 경우가 대략 55 대 45라고 한다. 다시 말해 내가 조심해도 교통사고는 날 수 있으며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교통환경이 나쁘거나 다른 운전자, 보행자의 과실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피하기 위해 조심 운전을 해야 하는데 이를 ‘방어운전’이라고 한다.
방어운전의 핵심은 운전할 때 여유를 갖는 것이다. 여유란 앞 차와의 거리를 말한다. 달리는 속도에 비해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면 웬만한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앞 차 한 대뿐 아니라 몇 대의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시선을 조금 높이는 것도 좋은 운전습관이다.  

 

2. 설 연휴가 길지 않다보니 귀성이나 여행을 지레 포기한 사람도 많겠지만, 일단 집을 나섰다 하면 후딱 갔다 휙 돌아와야 하므로, 아무래도 쫓기듯 운전을 하게 됩니다. 나의 운전과실로 사고가 난다면 내 책임이니 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 때문에 사고를 당하면 그렇게 한스럽고 원망스러울 수 없겠지요.
세상사가 다 그렇듯, 내가 조심하면서 운전하면, 그리고 모든 운전자들이 주의해 준다면, 가해자든 피해자든 교통사고의 희생자가 될 확률이 0에 가까워지겠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방어운전이 필수적입니다. 

 

3. 방어운전은 남에 의한 교통사고를 예방해 주기에 설 연휴 동안 꼭 지켜야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네 삶에서 교통사고 말고도 방어를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 경우 가해자들은 과실보다는 의도적으로(의도적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결과를 알면서) 행동합니다. 피해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때론 대응 방법을 알고 있지만 수단이 마땅치 않거나 힘이 없어서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에 의해 저질러지는 대부분의 범죄가 그렇고, 기업이나 단체가 소비자나 노동자에게 하는 ‘합법적인’ 행위도 방어하기 어렵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벌이는 일들에 대해서도 유권자이자 정책 대상인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 해도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종시가 그러할지, 4대강이 그러할지, 미디어 정책과 교육정책, 복지정책 등 어느 것 하나 ‘공익’을 앞세우지 않는 것이 없는데, 경제적·비경제적으로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방어의 수단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시절이 다가옵니다. 조금 골치 아프더라도 설에 친지들이 모였을 때 6월 지방자치 선거에 대해 얘기 나누어야 할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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