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 김호식씨의 별난 인생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며, 한 자리에서 오랜 동안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마치 고향에 계신 한없이 따뜻한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평택시 농업기술센터에서 28년째 농기계 교관을 맡고 있는 김호식(비전동, 56)씨는 우리시의 농민들에게 있어서 언제나 포근하고 따스한 마음을 가진 마치 어머니였다. 72년에 공무원의 길로 들어서 2년간 지도직에서 근무하다가 망가져 못쓰게 된 경운기를 보고 '농민들에게 소중하고 유익하게 사용되고 있는 농기계의 사용ㆍ수리ㆍ관리에 대한 방법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돌연 농기계 교관으로 보직을 옮겼다.

허나, 농기계 교관이라는 자리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혼자서 일을 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근무하던 처음 당시에는 경운기를 빼고는 농가에서 특별히 소유하고 있는 농기계가 많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업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최첨단 농기계가 계속 보급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익혀야 했고, 혼자서도 남몰래 공부를 해야 했으며, 수리 의뢰는 날로 늘어만 갔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 쓰기 어렵게 된 경운기를 고쳐 그 놈이 털털털하고 움직여 줄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어요. 또, 가끔 길을 가다가도 농민들이 한번 손봐준 기계가 2ㆍ3년씩 잘 돌아가고 있다며 고맙다고 말할 때는 아주 흐믓하더라고요. 전 기계를 고치는 일이 좋습니다. 가끔 힘들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제가 기계를 고치고 나면 농민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계속해서 일하게 됐죠. "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수리를 의뢰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잇으며, 매년 90회 이상의 순회교육을 통하여 농기계에 관한 정보 전달과 수리ㆍ관리ㆍ점검 등의 지식을 현장에서 기계들과 함께 직접 전하고 잇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기계라는 것이 관리만 잘해주면 아무 탈없이 오랫동안 쓸 수 있는데, 아직 농민들이 정확한 관리의 방법들을 모르고 계시더라고요. 또, 아시더라도 한번 두번 미루어 나중엔 아주 못쓰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지요."라고 말하며, 작은 볼트 하나 때문에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것이 농기계라고 농민들에게 유비무환의 생활태도를 가져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제 불과 2년 남짓 남은 정년퇴임 후에도 김호식씨는 불러만 준다면 언제 어디에서든지 농기계응 향한 열정을 표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퇴임 후엔 관리ㆍ수리법에 대한 교육과 그간의 경험들을 토대로 농민들과 언제까지나 함께 하고 싶다고 한다.

누군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그 누군가를 위해 항상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너무도 아름다운 일이다. 분명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김호식씨는 아름다운 우리 평택의 아름다운 사람으로 아름답게 자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평택시민의 한사람으로써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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