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 김혜경<취재부 기자>

경기침체로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도입된 행정인턴제. 지난 1월부터 평택내 관공서와 공기업이 채용했던 행정인턴의 계약기간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빠르면 10월 말부터 시작되는 인턴기간 종료로 평택 청년들의 마음은 더 불안해지고 있다. 평택 관공서와 공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 인턴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노동부 경인지방노동청 평택지청 평택종합고용지원센터(이충동 소재)에서 고용서비스 인턴직으로 일하는 안규동(25)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앞으로 3달 후면 지금 일하는 직장에서의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공기업 행정인턴으로 12월까지 계약을 하고 들어왔지만 잘 다니던 직장을 막상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길이 막막하다.

고용지원센터 업무는 어렵지 않았다. 출퇴근도 확실했고 무엇보다 공부할 시간이 주어져서 좋았다. 처음부터 평생직장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던 곳이지만 혹시나 내가 잘하면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진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12월엔 그만둬야 하고, 석 달 안에 직장을 구하면 모를까 만약 못 구한다면 그야말로 다시 ‘백수’가 된다.

장기적으로 보고 들어온 직장도 아니지만 강현성(22)씨도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들어간 군대. 올해 군대를 전역하고 최근 고용지원센터 취업지원팀 인턴으로 들어갔다. 강씨에게는 거의 첫 직장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만둬야할 시간도 3개월밖에 남지 않아 들어가자마자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됐다.

강씨는 12월 이후 직업전문학교에 등록해 제과제빵 자격증을 딸 예정이지만,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아르바이트생으로 돌아가야 한다.
송탄출장소 생활지원과에서 일하고 있는 진선미(가명·22)씨는 대학을 졸업 후 1년 동안 사회경험을 하고 지난 6월부터 인턴을 시작했다. 처음 인턴을 시작할 때는 월급을 모아 피부미용 학원비에 보탤까도 생각해봤지만 예상보다 월급이 너무 적어 현재는 포기 상태다.
앞으로 3달 남은 인턴 계약기간 종료. 진씨는 12월 이후엔 원래 전공인 메이크업으로 진로를 확실히 결정해 다시 취업할 생각은 하고 있지만 확실한 대안은 없다.

9월 중순이 넘어가며 청년인턴들의 한숨도 더욱 커져가고 있다. 앞으로 3개월 남짓한 기간에 진로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청년은 계약종료기간에 맞춰 정규직으로 전환을 기대하거나, 직업전문학교를 선택한 경우도 있지만 앞일이 깜깜한 청년들이 더 많다.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 다들 비슷하기 때문에 다가올 12월의 인턴 대량 실업은 예견된 결과다. 계약종료에 맞춰 마땅한 대안 없이 진행된 행정인턴. 다시 실업자로 내몰리며 ‘백수’가 되는 평택의 청년들은 답답한 속내를 어디서 풀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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