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와 임플란트치아 (2)

 

의학칼럼은 사과나무치과 이상훈 원장과 굿모닝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전문의의 도움말을 받아 격주로 연재합니다.<편집자주>

 

ㅊ(38세 남)씨는 5년 전에 왼쪽 아래 어금니가 심하게 썩어서 발치를 했다. 그리고 한 달 여가 지난 후에 앞뒤 어금니를 기둥으로 갈아서 3개의 금니를 해 넣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며칠 전부터 뒤의 기둥니가 들썩거리며 냄새도 나고 약간 찬 것에 시리더니 급기야는 아프기 시작했다. 안되겠다 싶어 병원을 방문했는데 진단을 위해 방사선 사진을 찍고 검사를 하니, 뒤의 기둥니를 붙인 접착제가 녹아 치아와 금니가 분리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치아가 떨어진 채로 오래 경과되어서 속에서 썩었고 잇몸에도 염증이 생겨서 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었다. 또 앞의 기둥니는 5년전 뽑아서 없어진 치아에게 오는 씹는 힘을 계속 받아 과부하가 걸려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가 늘어났고, 뒤의 기둥니의 금니와 원 치아가  떨어져있는 동안 더 악화되어 내 자연치아를 뽑는 것이 유리하다는 치료계획을 받게되었다.

자연치가 없어지면 할 수 있는 방법은 과거에는 브리지와 틀니가 있었다.
하나의 치아가 빠지면 인접한 두 개의 건강한 치아를 갈아서 이를 기둥으로 삼아 다리를 놓는 것과 같은, 말 그대로 브리지(bridge)를 치료의 기본으로 하였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자연치아의 훼손이 심각하고 일정기간 지나면 2차적인 질환이 발생할 수 있었다.

브리지의 문제점은 첫째 자연치를 갈아야 하는 어려움이다. 기둥치아에 소위 금니가 들어갈 자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멀쩡한 치아를 갈아내어야 한다. 이렇게 갈아내는 것은 기둥치아를 매우 약하게 만들고 수명을 짧게 만든다.

둘째 옆니에 매달려 있는 형상이니 인접치가 원래 설계되어진 것보다 많은 하중(약 50%이상)을 더 받게 되어 수명에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이가 없어 두 개의 이를 기둥으로 하여  세 개의 치아로 만들었을 때 두 개의 기둥치아는 세 개에 오는 씹는 힘을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적어도 1.5배의 힘을 항상 받는 것이다. 잃어버린 치아의 수가 늘어날 수록 기둥치아에 가해지는 하중은 늘어나고 피로도가 누적되어 해당치아의 수명은 점점 짧아지게 되는 것이다.

셋째 2개 이상의 치아를 묶어 고정하는 문제점이 있다. 자연 상태에선 치아들이 하나하나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뼈는 한 덩어리지만 치아들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고유의 움직임이 있다. 앞에서 서술한대로 치주인대가 있기에 100마이크론(0.1mm)정도의 움직임이 있다. 우리가 건강할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치아가 들떠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 경우가 있다. 이때가 치아들이 이동을 한 것이다.  그러나 브리지의 경우 여러 개의 치아가 묶여 있어 자연스런 움직임을 방해한다.

또 다른 ㅊ(68세 남)씨는 10년 전에 틀니를 하였다. 큰어금니가 두 개씩 모두 다 없어서 뒤에만 부분틀니를 하였다. 그 동안 초기에 불편한 점이 발견되어 몇 차례 병원을 방문한 것 외에는 생각했던 것 보다 아주 잘 사용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나오라는 말을 무심코 지키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전 틀니의 고리가 부러져 나갔다. 그래서 병원을 가니 치아가 없는 부분의 잇몸이 뼈와 함께 줄어들어 틀니에 무리가 가해져서 고리가 부러졌다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틀니를 새로 하거나 임플란트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 심하게 치아를 상실하면 틀니를 사용하게 된다. 이는 브리지보다도 더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그나마 브리지는 고정되어있지만 틀니는 끼웠다 뺐다 해야 한다.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 신체장기를 장착과 철거를 하면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틀니마저 없으면 먹을 수 없으니 참고 사는 것이지 나의 치아와는 비교할 수 없이 힘들다. 기대치를 낮게 하고 적응하여 만족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이다. 아무리 부부라 할지라도 틀니를 보여주지 말라고 한다. 항상 틀니를 보고 사는 치과의사들이야 무덤덤하지만 일반인들은 거의 모두가 나의 몸의 일부를 빼놓았다고 생각하고는 징그럽다고 생각한다. 틀니의 모양도 그렇지만 빼고 있을 때의 외모는 자신감을 많이 상실하게 한다.

둘째 틀니의 씹는 힘(저작력)은 자연치의 최대 1/3일 정도로 약하다. 보드라운 잇몸에서 힘을 얻으니 한계가 분명하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씹은 것은 어려움이 많다. 또한 끈적끈적한 음식도 어렵다. 나이 드신 부모가 틀니를 끼고 있는 경우 자녀들이 같이 모시고 살아도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육류 등 약간만 질긴 것을 씹는 데도는 어려움이 많다.

셋째 틀니를 하면 잇몸의 크기가 자연치나 임플란트에 비해 빨리 작아진다. 인체의 모든 장기는 기능성조직이다. 사용하고 운동하면 크기가 적절히 유지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작아지고 퇴화한다. 뼈 또한 기능성 장기이다. 치조골에 치아가 있어 저작을 하게 되면 그 크기를 유지하지만 일단 치아가 빠져나가면 그 부위의 뼈는 점점 작아지게 된다. 거기에다가 틀니로 잇몸위에서 압력을 가하게 되면 더 빠른 속도로 작아지게 된다. 틀니는 정기적으로 줄어드는 잇몸과 뼈에 다시 맞추는 보완을 해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넷째 틀니는 음식 맛을 잘 못 느낀다. 맛은 혀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눈과 코, 귀로도 느끼고 입안에서도 혀는 물론 입안 전체가 느낀다. 콩나물국은 뜨거워야 시원한 맛을 더하고 오이냉국은 차가워야 제 맛이다. 낙지볶음은 심하게 매운 것이 맛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온도감각이나 매운맛은 혀가 느끼는 4가지 맛-짠맛, 쓴맛, 신맛, 단맛-에 속하지 않는다. 입천장, 입술, 볼 등에 있는 냉각 온각 압각 통각이 느끼는 맛이다. 특히 매운맛은 통각이 느낀다. 틀니를 끼면 입안의 상당히 넓은 면적의 점막을 덮게 되고 이에 따라 감각을 무디게 하는 것이다. 뜨거운 것은 한 박자 늦게 느끼고 그러다가 더 심하게 틀니가 뜨거워져서 밥맛을 없게 하기도 한다. 찬 것이나 매운 것도 마찬가지다.

다섯째 항상 입 냄새의 원인을 안고 산다. 요즘엔 틀니의 세정제 광고가 TV에 등장할 정도지만 얼마 전까지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었다. 이를 잘 사용한다고 해도 그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이러한 브리지와 틀니의 단점을 보완해준 것이-자연치아보다는 못하지만- 임플란트가 위치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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