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교회 어린이도서관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모임을 막 마쳤는지 작은 실내가 부산하다. 매주 월요일 있는 ‘책읽어주기 도서관 친구모임’ 회원들이다. 목례를 나눈 최해숙 관장(71.사진)이 잠깐 기다리라고 해 도서관 안을 둘러보았다. 어른키 보다 낮은 천장 아래 서가에는 종류별로 아동도서가 놓여 있고, 그 위 다락방은 책을 읽거나 토론을 하기 좋을 만큼 아늑하다. 가만히 살펴보니 도서관은 온통 아이들 키높이 맞게 조절돼 있어 어른들은 마치 소인국의 거인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한쪽 벽면에 트인 창가로는 자연광이 따스하게 스며들어 실내와 어울린다.

이충동 기쁜교회어린이도서관의 풍경이다. 100평방미터 가량의 작은 도서관엔 7500권의 아동도서가 있다. 2005년 11월 교회가 확장 이전하면서 손웅석 담임목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몸틀만 있던 도서관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은 최해숙 관장이 오면서부터.

2007년5월 부임한 최 관장은 목회자인 남편이 목사로 있던 가나안교회에서 96년부터 도서관을 운영해온 작은 도서관의 산 증인이자 같은 해 ‘송탄 동화읽는 어른모임’을 꾸려내고 키워온 어린이 독서운동의 전도사이다. 도서관은 사람들이 모여 문화를 만드는 곳으로 살아움직이기 시작했다. 매주 소모임이 열리고, 한 달에 한번 저자강연도 펼쳐진다. 전래놀이 강의도 진행되고 연말에는 시와 노래가 있는 공연도 열린다.

최 관장은 “도서관은 책이 있는 곳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사람이 소통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이 도서관 회원은 현재 500명에 이른다. 이중 절반 이상이 이 교회에 다니지 않는 비교인이다. 최 관장은 그래도 교회 도서관이란 선입견을 없애고 지역 주민에게 더 가까이가는 도서관을 꿈꾼다.

손 목사와도 의기투합이 돼 내년 상반기엔 교회 울타리 밖에 도서관을 신축할 예정이다. 도서관 건물엔 카페도 들여 시민들이 편하게 여가를 즐길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기쁜교회 어린이도서관의 성장은 개발과 확장이 도시의 발전인 것으로 여겨지는 우리 사회에 신선한 느낌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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