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설화는 지역의 역사이자 뿌리'

송탄이라는 곳이 단순한 기지촌이 아니라고 피력하는 초등학교 교감이 있다. 지장초등학교 서기석 교감. 서교감은 송탄이 기지촌이라 명명된 것은 전쟁이후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불리우게 된 것 뿐, 실제로 대동촌이나 서탄을 비롯한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고 전해내려오는 설화 또한 풍부하고 깊이가 있다고 하면서 깊이 있는 전통과 유래는 가려지고 민망한 기지촌으로 불리우는 것을 안타까워 한다.

지난 12월20일 지산동 삼남대로변에서 올린 숯가마터 점화식에서 옛날부터 송탄지역 산물로 유명한 숯에 대한 유래를 알리고 '숯고개에 서린 이야기들'이라는 책을 발간 참석자들에게 우리 고장에 대한 전설을 알려 더더욱 화제가 된 인물이다.

"역사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문화재의 진정한 뿌리는 설화입니다. 이 설화는 문화의 전통이 되는 것이며 이 뿌리에서부터 싹이 터 열매를 맺은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우리의 문화재인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즉, 민족정서의 가장 근본이 설화라는 것이다.

서교감은 구전되어 내려온 신화, 전설, 민담 등 설화를 찾아다닌다. 지역민들에게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소박하고도 정감있는 차림새로, 때로는 술도 한 잔 기울이며 자연스럽게 사람들 곁으로 다가간다. 워낙 조리있는 말솜씨는 첫대면을 한 시민들의 입에서 구구절절 이야기를 끌어내곤 한다. 잊혀져 가는 전통과 지역의 뿌리를 누군가는 이어지게 하고 알려야 한다는 것이 지론. 그래서 내 고장에 뿌리내린 설화를 찾아 다니며 정리하고 기록화 시킨다.

이번에 만든 '숯고개에 서린 이야기'책도 사비를 들여 제작, 배포한 것이다. 개발과 보존의 관계만큼 어려운 것이 있을까?

"지역개발을 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유래가 있는 문화재는 보존하면서 하는 개발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하는 서교감은 개발이 우선되어 파괴되는 문화재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교감은 지난 서해대교를 구상시 이지암에 대한 이야기가 얽힌 영웅바위를 폭파하고 서해대교를 세운다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 사람들중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다행히 의견이 반영되어 서해대교는 영웅바위를 비껴갔다며 보존을 위한 개발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8남매의 장남인 서교감은 20대 초반 문학소년의 희망을 갖고 시를 지어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부친의 지병으로 집안의 살림을 맡아해야 했던 젊은 시절, 꿈을 접고 사범학교를 나와 교직생활을 하면서 집안을 이끌어 나갔다.

4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느정도의 여유를 찾은 시간. 늦은감도 없지 않으나 서교감의 문학세계의 관심은 20대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지금은 설화문학에 심취하고 있다. 이렇게 설화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지금은 지병으로 오랜동안 병상에 있지만 서교감의 어머니는 서교감이 어렸을 때부터 계속 자녀들에게 이야기를 즐겨하는 분이었다. 많은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닌데 어머니의 이야기 보따리는 끝이 없었고 시간가는 줄 몰랐다.

"민족의 정서와 뿌리를 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너무 각박합니다. 그런 각박한 아이들에게 우리의 것을 심어주고 심리적으로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서교감은 이 지역의 설화만이라도 발굴해 구체화하고 실제화하여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어한다. 또한 향토사학자나 대학의 교수들과 진지하게 연구, 논의하여 평택의 북부, 남부, 서부의 설화를 취록, 가시화시켜 지역민들이 지역을 바로 알 수 있도록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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