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정책과 공약 대결이 실종된 채 정당에 대한 ‘묻지마 투표’,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한 선거가 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행히 우리 평택지역은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후보자와 주요 정당의 정책과 공약을 검증하고 비교해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려는 활동을 비교적 활발하게 전개해 이번 선거가 정책선거가 되도록 노력해 왔다.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합동으로 개최하기도 했고, 각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는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대한 보도 및 심층 인터뷰를 통해 가능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상세히 전달해 왔다.

이제 투표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 인물 됨됨이, 지도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역을 대표해 나라를 이끌 일꾼을 선택해야 한다. 소중한 주권을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택해 주기를 당부 드린다. 투표 결과 당선된 후보에게는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를 보내주고, 아쉽게 낙선한 후보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 지역과 나라 발전을 위해 경륜을 활용해 주기를 당부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의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이 시점에서 평택시민신문 독자들과 함께 고민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여론조사에 관한 것이다. 선거를 맞아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유권자들의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후보별 지지도에 관해서는 특히 민감하다.

정책 중심의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정당지지도나 후보자별 지지도에 관한 여론조사를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지만, 유권자들로서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지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후보자별 지지도 및 변화 추이는 어떠한지에 대한 참고자료를 얻고자 하는 정보 욕구는 매우 크다. 이는 유권자 뿐 아니라 후보자도 마찬가지이며, 주요 정당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유권자에게 판단의 참고자료로서 여론조사는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여론조사가 정책선거를 실종시키거나 소위 ‘경마식 보도’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책과 공약 중심의 선거가 되도록 하면서도 유권자들에게 참고자료로 후보자별 혹은 정당별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론조사 결과가 조사 시점과 조사 기관에 따라 매우 편차가 큰 경우가 많다는데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선거 판세가 워낙 유동적이고 각 정당의 공천이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이 매우 커 여론조사 결과가 들쑥날쑥해서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예를 들면, 어느 일간지 기자가 지적한 대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불출마한 대구 서구의 경우, 3월 25일 코리아리서치(동아일보 의뢰) 조사에서는 홍사덕 친박연대 후보가(40.7%) 이종현 한나라당 후보(28.7 %)에 12%포인트 앞섰지만, 다음날 한국리서치(YTN 의뢰) 조사에서는 이 후보(34%)가 홍 후보(31.6%)에 2.4%포인트 가량 높게 나왔다. 하루 만에 무려 14.4%포인트의 차이가 난다.

또한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임종석 의원과 한나라당 김동성 후보가 경합 중인 서울 성동을의 경우, 3월 19일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임 의원이 12.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이틀 후 한국리서치 조사는 불과 1.2%포인트 차이의 초접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조사기관에 따라 편차가 심한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조사기관과 시점에 따라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본보가 지난 달 29일과 30일 시점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다른 언론사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와 편차가 컸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요인과 더불어 여론조사 기관이 특정시점에 집중해 조사를 하다 보니 조사원의 전문성이나 설문기법 등에서도 편차가 크게 나올 수 있다는 점들이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는 유권자들이나 후보자, 각 정당은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기 보다는 중심을 잘 잡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론조사 결과는 단순한 참고자료일 뿐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후보를 무조건 따라서 지지하는 선거에 있어서의 소위 ‘밴드웨건 효과(band wagon effect)’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 인물 됨됨이에 대한 꼼꼼한 판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