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수
본지 발행인

지난 7일 신문사 사무실에서 본지의 총선자문단 회의가 열렸다. 회의 주제는 이번 총선의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인가 였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치러지는 총선이라 전국적 의미에서 살펴 봐야할 내용도 있었겠지만, 특히 우리 평택의 입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선거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본지 총선 자문단 구성원들은 비교적 지역 사회 현안에 정통하고 각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이분들의 의견은 지역사회 전체의 의견이라고까지 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역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일반적 견해를 대변한다고는 볼 수 있을 것이다. 총선의 의미에 대해 다양하고 좋은 의견들이 나왔고, 그 내용은 이번호의 별도 지면을 통해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필자는 이 분들의 견해 중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이 분들의 의견의 밑바닥에는 국회의원이 평택지역의 진정한 정치 지도자로서 시민들 사이에 자리매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평택 지역 사회 전체적으로도 통합적 리더쉽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깔려 있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는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정책이나 대동소이한 개발계획을 둘러싸고 어느 후보의 내용이 더 적절하고 실현가능한가 하는 점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후보가 진정으로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인물을 검증해 보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다.

필자 역시 이분들의 의견에 일정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과연 국회의원이 지역사회의 정치지도자로서 시민들의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는가. 첨예한 의견대립이나 지역의 주요한 현안이 발생할 때 국회의원이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 중심축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 점에 대해 선뜻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물론 이는 보기에 따라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문제이다. 또한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면 그 원인을 오로지 국회의원에게만 돌릴 수 없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008년 지금 이 시점에서, 각종 개발이 급격히 진행되며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숨 쉴 사이 없이 발표되는 평택의 상황에서, 평택시민들은 진정한 정치지도자, 통합적 리더쉽을 갖춘 정치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통합적 리더쉽을 갖춘 정치지도자 라고 하면, 매우 추상적인 말로 들릴 수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한다면, 자기의 공적을 내세우지 않고 개발지상주의 함정에도 빠지지 않고, 진정으로 시민의 어려운 점과 지역사회의 각종 어려운 문제들을 용기를 가지고, 정치적 이해타산이 아닌 진정으로 지역의 미래만을 생각하면서 결정하고 행동하며, 지역사회의 화합과 시민의 삶의 질을 한 차원 높게 끌어 올리려는 정치 철학을 갖춘 지도자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총선은 한 달 남았다.

이 짧은 시간동안 어느 후보가 진정으로 평택을 위한 지도자인지 시민들이 검증하고 평가하기에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적어도 평택시민들이 진정 원하는 지도자 상은 무엇인지, 국회의원 뿐 아니라 시장 등 정치인들에게 평택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고 알려줄 필요는 있다.

또한 이번 총선이 단순히 누구를 국회의원으로 뽑을 것인가 하는 후보자 중심, 정당 중심의 선거가 아니라 평택지역 사회의 정치 지도자들의 그동안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나아가 정치지도자들의 문제로 인해 지금 평택지역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은 무엇인지를 드러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적 공론을 모으는 시민들의 거대한 토론의 마당으로 펼쳐진다면, 이번 총선은 매우 의미 있는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평택시민들은 적어도 이번 선거가 후보자들의 각종 지역 개발 공약이 난무하는 선거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대규모 개발 중심의 정책을 남발하는 선거판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진정, 이 개발이 어떠한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인가를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는 후보, 시민이 주인이 되는 ‘품격 있는’ 도시로 발전시킬 분명한 자기 철학과 비전, 행동 계획을 갖춘 후보, 그리하여 진정한 평택시민의 존경 받는 정치지도자의 덕목과 자질을 갖춘 후보를 선택하는 선거가 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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