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발행인 김기수
이제 곧 추석이다. 풍요와 결실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한가위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힘든 일상을 벗어나 모처럼 휴식과 충전을 취할 추석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마음의 정을 나누는 작은 선물을 준비하느라 바쁘고, 조상의 음덕에 대한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한 차례상 차림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도 모처럼 고향에 돌아와 가족의 정을 나누기도 할 것이다.

 올 추석 모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될 화제는 역시 연말에 치러질 대통령 선가가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평택시민들과 고향을 찾는 출향인사들 사이에서는 최근 급변하고 있는 우리 평택의 미래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을 것이다. 평택은 최근 각종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새롭게 발돋움하는 도시로 떠오르고 있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평택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다. 이 시점에서 평택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함께 고민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사실 평택은 단군 이래 최대의 전환기에 있다.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갈등이 심각하게 전개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각종 개발 계획으로 평택 미래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 나오고 있고, 평택시 당국이나 경기도, 중앙정부에서도 평택개발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시민들로서도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고덕면 일대에 조성될 국제평화신도시와 18조 8천억원에 달하는 지역개발계획에 따라 들어설 각종 신도시와 도시기반 시설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미래형 도시, ‘전략형 국제화 중심도시’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과 전망은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나하나의 사업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뚜렷이 잡히거나 확정된 것은 적고 이제 막 걸음마를 띠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겉포장과는 달리 실제 예산투입이나 실행단계에서 각종 어려움도 가로놓여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무엇보다 평택의 장기적 도시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최근의 각종 현안들이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다. 최근 진행되는 현안들에 대해 평택시민들의 결속된 관심과 대응이 없다면, 도시의 미래 역시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만들어져 나갈 위험도 있다.

 최근에 벌어지는 상황들을 한번 되짚어 보자. 진위천 상수원을 놓고 용인시와 극심한 갈등관계에 빠지고 있다. 진위천 상수원 보호구역이 해제된다면, 평택의 젖줄이자 미래 청정도시의 상징인 진위천이 망가질 뿐 아니라 평택호를 비롯한 평택 전역의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할 것이다. 단순히 상수원 보호구역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평택의 미래 도시의 성격을 둘러싼 갈등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 갈등에서 최근 평택은 갈수록 불리한 여건에 처해지고 있지만, 평택시민들의 관심은 매우 낮다.

경기도와 충청남도는 평택과 당진, 아산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택항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면 아산만권 일대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평택시민의 입장에선 경제자유구역이 얼마나 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할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평택으로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자칫 평택항 일원에 대한 평택시의 관할권을 양도해야 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나 이 역시 시민들 사이에서 충분한 공론화가 안 되고 있다. 얼마 전 광양항 일원의 광양·여수·순천시가 통합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오는 20일 평택시는 당진군 및 아산시와 상생발전 협약식을 맺을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아산만권 광역개발 흐름이 평택과 당진 등 충남지역 도시와의 통합 흐름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최근 포승읍 등 서부 지역 주민들이 평택항에 들어설 예정인 모래부두를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래부두 축조 문제는 비단 서부지역 주민들과 관계된 문제만은 아니다. 평택지역에 환경문제를 야기 시킬 수도 있는 사안임에도 서부지역 주민들만이 외롭게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모래부두 건설에 대한 찬반입장을 떠나 서부지역 주민들은 평택시민들이 이 사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점에 크게 서운해 하고 있다. 평택항이나 평택호 관광지 개발, 평택항 신도시 조성 등 큰 사업들에는 관심을 가지면서, 환경재앙을 가져올지 모를 모래부두가 평택에 들어서려는데 왜 관심을 갖지 않느냐는 시각이다. 

이 밖에도 최근 평택 지역은 매우 큰 현안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며칠전 평택시의회를 통과한 평택지방공사 설립 조례안도 그 하나이며, 유엔 개발국 주중대표가 평택시장과 전격 회동해 ‘실크로드 시장 포럼’ 평택 개최를 제안한 것도 그 중 하나이다. 평택항을 기점으로 열차페리를 띄워 중국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신실크로드를 만들자는 제안은 평택으로서는 매우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10월말 주민들이 떠난 팽성읍 대추리에 미군기지 공사 기공식이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 기공식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본격적인 미군기지 공사가 시작되면 앞으로 예상되는 각종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한 치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장치와 노력이 없다면 각종 장밋빛 청사진은 군사도시 이미지에 묻혀 버릴 것이다.
평택이 전환기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다. 크고 작은 각종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정신없이 진행되고 있다. 한 두 마디로 최근의 상황을 정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 글은 어떤 가치판단을 위해 작성된 것은 아니다.

가치판단을 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미래를 위해 희망적인 것도 나타나고 있지만, 부정적이거나 염려스러운 움직임도 있다. 평택의 미래를 위해 시민들이 각종 현안에 적극 관심을 갖고 행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 글을 통해 강조해 보고 싶어서다.  시민들이 각종 현안에 대해 항상 예리한 시각으로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평택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한다. 이번 추석 연휴는 평택시민들이 평택에 대해 진지하게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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