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4월 중순을 넘기며 평택시장 선거의 주요 정당 공천이 마무리되어 시장선거구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는 열린우리당 유성후보와 한나라당 송명호 후보, 민주노동당 남정수 후보 등 주요정당 공천자 3명과 무소속 차화열 후보가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이익재 시의원이 무소속 출마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선거전은 4명 내지 5명의 후보군이 향후 4년간 평택시정을 이끌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4개 선거구의 도의원 선거구와 6개의 시의원 선거구도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되고 무소속 후보군의 윤곽도 드러나며 선거구도가 확정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주지하다시피 평택지역은 미군기지 이전과 평택항 개발, 평택지역개발계획, 국제평화신도시 건설 등 굵직한 사회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또한 교육, 문화, 환경,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민의 욕구가 분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정부 들어 불충분하지만 분권화와 지역균형발전의 취지로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이 대폭적으로 지방행정기관으로 이양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선거는 시의원 선거까지 공천제로 진행되면서 책임정치도 강화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각 정당과 후보들은 평택지역의 주요현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전망과 계획을 분명히 제시하고 향후 4년간 책임 있게 시행정부와 시의회를 이끌어갈 구상을 밝혀야 한다.

유권자들은 후보와 정당의 정견과 공약, 입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판단해 어느 정당이, 어느 후보가 우리 지역을 이끌 참 일꾼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비방과 흑색선전, 인신공격이 아닌 정책을 중심으로 치러져야 한다. 특히 굵직한 현안이 많은 평택의 현실은 구태의연한 흑색선전이나 인신공격, 비방으로 선거를 혼탁하게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짧은 선거운동기간은 자신의 정견과 정책을 알리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최근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 ·5·31 지방선거의 주요 양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2일 중앙선관위가 우리말 공모를 통해 ‘참공약 선택하기’로 이름을 확정한 이 운동은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공약을 제시할 때 목표, 우선순위, 기간, 공정, 예산 등의 사항을 수치 등으로 명기해 검증과 평가를 쉽게 하자는 운동이다. 영국에서는 1997년 총선 때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후보가, 일본에선 2003년 지방선거 때 미쓰자와 후보가 시작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부터 정책선거를 이끌겠다는 취지로 시민단체와 학계가 주축이 된 ‘매니페스토 선거추진본부’가 발족해 활동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시민단체나 언론등과 힘을 합해 ‘참공약 선택하기’운동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기도선관위는 경기도지사 선거와 평택시장과 용인시장 선거 등 3개 선거를 ‘참공약 선택하기’ 운동의 시범선거구로 선정해 정책선거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평택YMCA등 시민단체들 역시 ‘참공약 선택하기’운동에 적극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택시민신문>도 이 운동에 동참해 이번 지방선거가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 지역시민단체나 지역의 다른 지역언론매체, 지역 케이블방송 등과도 적극 연대해 정책과 공약을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토론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힘을 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주요 정당과 후보자들이 정책선거에 앞장서 달라는 것이다. 후보자들이 정책선거가 아닌 비방과 인신공격, 부차적인 문제로 치고받는다면 이번 선거는 차라리 없는 만도 못한 선거가 될 것이다.

지역의 현실이 매우 어렵고 과제가 많다는 점에서, 이를 앞장서서 해결하고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출마한 것이라면, 정정당당하게 정책으로 승부하라고 권하고 싶다. 최근 한나라당 송명호 후보와 관련해 제기되는 ‘성희롱’ 논란을 보면서 심각한 우려감을 지울 수가 없다.

사실 여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지고 이에 따른 책임이나 후속조치가 필요할 것이지만, 평택시장 선거가 인신공격으로 혼탁해지는 것을 시민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후보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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